빅테크 기업에 맞선 ‘디지털 경쟁력’ 갖춰야
“경쟁력 있는 제휴처 확보가 관건”
KB국민카드, 커피빈과 오는 3월 ‘PLCC’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오는 3월 커피브랜드 '커피빈'과 함께 PLCC인 '커피빈국민카드(가칭)'를 정식 출시한다./제공 각 사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오는 3월 커피브랜드 '커피빈'과 함께 PLCC인 '커피빈국민카드(가칭)'를 정식 출시한다./제공 각 사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카드사들의 제휴처 확보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고객 유치와 데이터 확보에 유리한 PLCC 시장을 노리며 스타벅스·배달의 민족 등 손님 많은 기업과 손잡고 특화 카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오는 3월 커피브랜드 ‘커피빈’과 함께 PLCC인 ‘커피빈국민카드(가칭)’를 정식 출시한다. PLCC(상업자표시 신용카드)는 카드사가 타 기업과 제휴를 맺고, 해당 기업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KB국민카드는 자사의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프로그램을 커피빈과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커피빈과 ▲PLCC 출시 ▲데이터 결합을 통한 초개인화 마케팅 추진 ▲시너지 창출 가능한 신규 사업 공동 발굴 등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은 바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커피빈 PLCC를 시작으로 고객들의 카드 이용이 많고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한층 강화해 차별화되고 양질의 혜택을 담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다양하게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LCC 사업에 카드사 최초로 뛰어든 현대카드는 지난해 'PLCC 본부'를 신설하는 등 제휴처 확보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5년 12월 국내 첫 PLCC ‘이마트 e카드’에 이어 △2017년 현대·기아차 △2018년 이베이 △2019년 신세계그룹의 쓱(SSG)닷컴·코스트코 △2020년 스타벅스·배달의민족·대한항공·쏘카 등 다양한 업종과 손잡고 상품을 출시한 PLCC 대표 주자다. 

이 같은 활발한 마케팅으로 현대카드의 개인회원 수는 2018년 773만명에서 지난해 9월 기준 907만명으로 늘었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도 전년 동기(1518억원) 대비 53.1% 오른 2324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카드의 '배민현대카드'/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의 '배민현대카드'/제공=현대카드

롯데카드도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사용시 포인트 적립 및 할인, 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PLCC ‘롤라카드’를 내놓았다. 우리카드는 AK플라자와 갤러리아 백화점, 하나카드는 토스와 손잡고 PLCC 상품을 선보였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반 제휴카드와 달리 PLCC는 기업이 상품을 설계하면 카드사가 모집과 발급을 담당하는 등 업무와 수익이 분담되는 구조라서 해당 업체에 특화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영역에서의 할인과 쿠폰 혜택 등으로 소비 활력과 고객 유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PLCC가 카드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대두된 큰 이유는 ‘데이터 확보’다.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금융업에 뛰어들면서 전통 금융사들은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차별화된 데이터 경쟁력으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카드사는 PLCC 사업을 통해 제휴처의 데이터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고 빅데이터 역량 제고를 돕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협업사도 카드사로부터 PLCC 사용 데이터를 받아 고객의 자사 사용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WIN-WIN)’ 사업이라는 평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는 결국 수익성 악화 추세에 맞선 전략이자 데이터 경쟁을 대비한 몸집 키우기 작전으로 볼 수 있다”며 “카드사 입장에선 금융사 데이터에 국한되지 않은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함으로써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트너사 입장에서도 소비자 니즈만 고려하는 게 아닌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업을 추구할 것”이라며 “카드사도 올해는 업체의 규모와 상관없이 해당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파급력을 보유하고 있는지, 다른 업체와 차별점이 있는 지, 파격적인 조건이 있는 지 등을 계산해 협업해나가는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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