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기업 플랙트 인수…AI·데이터센터 공조시장 정조준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삼성전자가 6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공조기기 전문기업인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는 글로벌 고성장 산업으로 부상한 B2B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AI 기반의 스마트 빌딩·데이터센터 통합 공조 솔루션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의 100년 기술력과 글로벌 인프라를 기반으로 공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자사의 AI·IoT 기술과 융합해 미래형 스마트 공조 시장의 선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플랙트가 보유한 유럽·미주·중동·아시아 등 글로벌 10개 이상의 생산기지 및 판매·서비스망을 확보하게 됐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대형 상업시설·병원 등 다양한 분야에 중앙공조 및 정밀 냉각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으며, 자회사로는 터널·선박 환기 시스템의 ‘우즈(Woods)’, 공기조화 솔루션 ‘셈코(SEMCO)’, 빌딩 자동제어 솔루션 ‘SE-Elektronic’ 등이 있다.

특히 플랙트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협력, 공기냉각과 액체냉각을 결합한 차세대 냉방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초대형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 프로그램에도 참여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플랙트의 정밀 제어 기술과 자사의 AI 기반 빌딩 통합 제어 플랫폼(스마트싱스 프로, b.IoT)을 결합해 에너지 효율과 통합 운영이 가능한 스마트빌딩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외에서는 AI 컴퓨팅, 클라우드, 통신 수요 확대에 따라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조 설비의 핵심 경쟁력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을 집중 공략해 최상위 솔루션 공급사로 자리매김할 방침이다.

플랙트는 인수 이후에도 브랜드와 경영진을 유지한 독립 자회사 형태로 운영되며, 기존 기술력과 시장 신뢰도를 이어간다. 삼성전자는 미국 HVAC 전문기업 레녹스(Lennox)와의 합작법인 ‘Samsung Lennox HVAC North America’를 통한 북미 시장 진출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은 “플랙트 인수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공조 시장의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플랙트의 전문성과 삼성 AI 기술의 융합을 통해 미래 지향적 공조 혁신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랙트 트레버 영 CEO는 “삼성과의 협업은 플랙트의 시장 확대 및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