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동관 씨, 한화 부회장으로…부친 이어 그룹 살림 총괄
차남 동원 씨, 한화생명 사장으로 승진…신성장동력 방향타
삼남, 동선 씨, 유통 부문 도맡아…갤러리아 부분 인적 분할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김승연 회장, 장남 동관 부회장, 차남 동원 사장, 삼남 동선 본부장. [사진=정수남 기자, 한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김승연 회장, 장남 동관 부회장, 차남 동원 사장, 삼남 동선 본부장. [사진=정수남 기자, 한화]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김승연(71) 한화 회장이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낸다.

김승연 회장이 상대적으로 이른 29세에 그룹을 총괄하면서, 올해로 한화를 이끈 지 42년째라서다. 이는 국내 재계 2위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23년보다 길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김승연 회장이 장남 동관(39) 씨와, 차남 동원(37), 삼남 동선(34) 씨 등에게 경영을 승계한다.

이중 동관 씨는 지난해 8월 한화솔루션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 한화그룹 대표이사 부회장 등으로 자리를 각각 바꿨다.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의 주력인 태양광 사업을 최근 7년간 탄탄하게 다져서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매출은 13조6539억원으로 전년(10조7252억원)보다 27.3% 증가했다.

한화 광화문 사옥. [사진=정수남 기자]
한화 광화문 사옥. [사진=정수남 기자]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의 영업이익이 30.9%(7383억원→9662억원)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율도 이 기간 6.9%에서 7.1%로 상승했다. 김동관 부회장이 1000원치를 팔아 전년 69원의 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71원을 번 것이다.

다만,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순이익은 7972억원으로 전년보다 36.2%(4520억원) 감소했다. 이에 따른 한화솔루션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각각 1.6%, 3.9%로 전년보다 1.55%포인트, 3.6%포인트 떨어졌다. ROA와 ROE는 영업이익률과 함께 기업의 수익성 지표다.

국내 유가 증권 시장에서 한화솔루션의 주가가 상승세인 이유라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6일 주당 3만9100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최저를 기록했지만, 20일에는 4만2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 “김동과 부회장이 빠진 지난해 4분기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을 달성했지만, 화학부문 적자로 시장 전망을 하회하는 실적을 냈다”면서도 한한화솔루션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6개월 목표주가 6만8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한화 장교동 사옥의 문패. [사진=정수남 기자]
한화 장교동 사옥의 문패. [사진=정수남 기자]

김동관 부회장은 부친의 뒤를 이어 올해부터 그룹 살림을 총괄한다.

한화의 신성장 동력인 금융과 보험 부문을 주도하는 동원 씨도 탁월한 경영실적으로 이달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동원 사장이 2016년 한화생명 경영에 참여하면서 우수한 실적을 꾸준히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한화생명은 매출 33조7017억원으로 전년보다 24%(6조5278억원)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43억원으로 47.2%(6377억원) 줄었다. 이에 따른 한화생명의 영업이익률도 5%에서 2.1%로 하락했다.

이 기간 한화생명 순이익도 38.7%(6163억원→3780억원) 급감하면서, ROA는 0.5%로 전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ROE는 10.1%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연결 자회사 편입에 따른 기저 효과로 한화생명의 수익이 악화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한화생명 주가는 강세다. 지난해 11월 21일 2225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3개월 사이 최저를 보였지만, 20일에는 252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의 경우 최근 10년간 고질적인 이차 역마진이 IFRS17 회계기준 도입으로 사라지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저가 매수 기회를 모색해볼 만하다”며 한화생명을 최선호주로 꼽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600원을 각각 유지했다.

3남 동선 씨도 최근 영국에서 돌아와 경영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동선 씨는 지난해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상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호스피탈리티부문 미래전략실 전무에 이어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전략본부장으로 각각 자리했다.

한화는 김동선 본부장에 유통을 맡기기 위해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분할했다. 분할 기일은 내달 1일이며, 재상장은 같은 31일까지다.

금융과 보험은 한화의 신성장 동력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금융과 보험은 한화의 신성장 동력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로써 한화갤러리아는 2021년 4월 한화솔루션과 합병한 지 2년 만에 독립하게 됐다.

김승연 회장이 에너지-금융보험-유통으로 경영 승계 구도를 확정했다는 게 재계 설명이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가끔 서울 장교동 사무실로 나와 현안을 챙긴다. 앞으로 3형제가 그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솔루션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한화로 지분 36.56%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의 최대 주주는 김승연 회장(20.05%)이다. 김동관 부회장도 한화의 지분 8.19%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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