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손실 408억원, 적자 전환…2000년 공시 이후 처음
매출 감소율, 영업익 감소율 앞서…영업이익률은 상승
부분자본잠식 빠져…주당 1천300원 등 284억원 배당
​​​​​​​주가 오름세…증 “투자의견 매수·목표주가 7만7천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2007년 12월 취임 후 지난해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실적을 공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첫 적자이기도 하다. [사진=스페셜경제, 뉴시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2007년 12월 취임 후 지난해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실적을 공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첫 적자이기도 하다. [사진=스페셜경제, 뉴시스]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2007년 12월 취임 후 지난해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실적을 공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첫 적자이기도 하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난해 연결기준 순손실 408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현대백화점그룹은 전년 흑자(1860억원)을 잇지 못하고 적자전환 했다.

정지선 회장은 취임 후 20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하다, 2011년에는 사상 최고인 394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2008년 세계 금융 이후 국내 경제가 당시부터 살아나서다. 실제 같은 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교역 1조달러(980조원, 당시 환율 980원 기준)를 돌파했으며, 전년대비 3.7%의 경제성장률로 2010년대 최고를 찍었다.

그러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상대적으로 호경기인 2016년(2.9% 성장)과 2017년(3.2%) 3000억원대의 순이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추락했다.

코로나19 1년차인 2020년 1051억원에서 이듬해 2334억원으로 다소 회복했지만, 2022년 1860억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우리 경제가 더블딥(이중 경기 침체)에 빠지자 적자 전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영실적이 업황에 따라 희비가 갈린 것으로, 정지선 회장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ROA, ROE와 함께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6.4%에서 7.2%로 상승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 감소세 5.4%(3209억원→3035억원)보다 매출 감소세 16.1%(5조141억원→4조2075억원)가 가팔라서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과 지누스 매출 감소 영향 등으로 전체 매출이 감소했으며, 영업권 손상차손 등으로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과 순이익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주당 1300원, 모두 284억원의 현금을 배당하면서 정지선 회장의 부족한 경영능력을 가린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난해 3분기 말 이익잉여금이 251억원이지만, 지난해 순손실을 고려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이익잉여금이 바닥나고 납입자본금을 까먹는(157억원)는 부분자본 잠식에 빠졌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재무는 탄탄하다. 자본의 타인의존도(차입경영)를 뜻하는 부채비율이 지난해 86.6%로 전년보다 3%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이다. 재계는 통산 부채비율 200% 이하 유지를 권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백화점의 주가가 다소 오르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주당 주가는 1월 22일 4만5600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최저를 기록했지만, 이달 7일에는 6만1900원으로 올랐다. 27일에는 5만1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이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최소 주당 1300원 이상의 배당을 지향하겠다는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다. 이는 주주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설정한 최저 배당일 뿐, 실제로는 실적 개선과 배당 성향 확대를 통해 이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현대백화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7000원을 각각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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