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정부가 법인자동차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때문이다. 연두색 번호판으로 법인차량을 규제하겠다는 게 골자다.

법인이 무분별하게 법인차량을 구매하면서, 막대한 세제 혜택 등을 누려서다.

연두색 번호판 적용이 고가 수입차를 중심으로 한 법인차량에 대한 규제가 가능할까?

필자가 정부에 문제와 대안 등을 수차례 언급했다. 15년 전에 국회도 고가의 법인차량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지만, 흐지부지됐다.

당시 필자가 선진국이 시행하고 있는 법인차량의 규제책을 언급했고, 고가의 법인차량에 대한 세금포탈 등에 따른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는 아예 법인차량을 허가하지 않고, 미국은 주마다 다르지만 엄격한 운행 대장 관리와 출퇴근 활용 금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법인차량을 규제하고 있다.

이번 새로운 번호판 도입이 효과가 있을까?

우선 법인차량의 긍정적인 부분이 마녀사냥식으로 확대하면서, 되려 모든 법인차량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으로 확대되는 주홍글씨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다.

일부 기업은 법인차량 운행을 제대로 하고 있지만, 다른 일부는 초고가 수입 차량을 수시로 바꾸면서 절세 방법으로 악용하고 있다. 실제 사주 가족 구성원이 모두 수입차 한 대씩 운영하면서, 법인차량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이에 따른 규제는 당연하지만, 연두색 번호판 도입으로 정상적인 법인차량에 부정적인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

번호판의 형태, 색깔 등은 관심 대상이다. 연두색 번호판도 예외는 아니어서, 국내 자동차 번호판 가운데 가장 미려하고 잘 드러난다.

연두색 번호판이 도리어 누구나 가질 수 없는 위화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새로운 번호판 도입을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뒤따른다. 전기차 번호판인 파란색 바탕에 검정 글씨도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수개월의 기간과 비용이 크게 들어갔다.

정부가 내달부터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적용한다. 1억원을 호가하는 아우디 A7 법인차량.  [사진=스페셜경제]
정부가 내달부터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적용한다. 1억원을 호가하는 아우디 A7 법인차량.  [사진=스페셜경제]

연두색 번호판 적용은 이르면 내달 시작할 예정이다.

기존 법인차량은 하, 허, 호 등의 특수번호가 부착돼 수십 년간 불이익을 받았다. 최근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했지만, 이제 다른 주홍글씨가 붙는 셈이다.

국내 신차 시장이 170만대 정도지만, 고가 수입브랜드의 고성장 배경에는 법인차량의 규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연두색 번호판 도입으로 법인차량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하면서 신차 시장의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이번 연두색 번호판이 그동안 지속한 법인차량 문제를 선진형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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