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미국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선전하고 있다. 1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것이다.

이 같은 선전은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와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차량이 견인했다.

고급차 시장인 미국에서의 실적이 고공 행진을 하면서, 올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이 6조4000억원을 넘었다.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로의 전환이 빨라지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약진이 지속할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미국에서의 평가가 남다른 이유다.

수준 높은 전기차와 제네시스의 품위가 높아지면서 현대차와 기아차는 어느덧 세계 유수의 완성차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세계 3위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004년 세계 5위에 오른 지 20여년 만이다.

다만, 미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시기심도 커지고 있다. 현지 2030 세대가 ‘기아 챌린지’라는 명분으로 지난해 초부터 현대차와 기아차를 훔치고 있어서다.

이는 일종의 놀이 문화지만, 심각한 범법행위다.

이 같은 차량 도난 문제가 확산하면서, 기아차의 차량 잠금장치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해 미국 수출이 전년보다 268% 급증한 기아차 EV6. EV6은 현대차 아이오닉 전기차와 함께 미국에서 없어서 못파는 차다. [사진=정수남 기자]
지난해 미국 수출이 전년보다 268% 급증한 기아차 EV6. EV6은 현대차 아이오닉 전기차와 함께 미국에서 없어서 못파는 차다. [사진=정수남 기자]

결국 현지 고객이 기아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미국의 다수 주정부 역시 소송을 냈다. 아울러 현지 17개주 검찰총장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잠금장치에 대한 문제을 지적하는 공동성명 발표하는 등 다양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3000억원을 보상하는 것으로 이번 소송을 마무리하고, 도난 차량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운전대 잠금장치 강화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의 잠금장치가 문제가 제기됐다. 시민단체 등이 미국처럼 싸구려 잠금장치를 장착했다고 질타해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현대차와 기아차의 잠금장치가 진짜 문제일까?

전혀 그렇치 않다.

잠금장치는 차종에 따라, 가격에 따라 디르다. 법적으로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국내외 어떠한 차량도 문이 쉽게 열리지 않으며, 장비를 가지고 의도적으로 열면 당연히 열 수 있다. 고가 차량의 경우 하이테크용 이모빌라이저 등을 장착해 열기가 어렵지만.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이 대세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이 대세다. [사진=정수남 기자]

기아차의 미국 상황은 잠금장치의 문제가 아니다. 현지 정부기 범법행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 일본, 유럽 등은 차량 도난이 많지 않다. 이는 심각한 위법행위이고 처벌 수위도 높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은 차량 도난이 빈번하다. 처벌과 예방조치가 상대적으로 미약해서다.

이번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미국의 결론이 심각한 왜곡이라는 지적과 함께 현지 판단이 상당히 질못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잠금장치 등 차량 전반을 고급화하는 계기로 삼아, 전화위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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