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최근 130년간 지구를 달린 내연기관차가 후진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한 친환경 차량인 전기자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세로 자리해서다.

주중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을 만나 관련한 이랴기를 나눴다.

- 전기차가 자동차 산업의 중심에 있습니다.
▲ 그렇죠. 변회가 너무 빠르다 보니 자리도 줄어드는 등 곳곳에서 경착륙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송 분야의 규제는 세계적 흐름이고 탄소 중립을 위한 전기차의 보급도 필연적입니다.
다만, 곳곳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고,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노력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의 창출도 생각해야 하지만 기존 일자리의 축소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미래 모빌리티를 선점하는 기회가 확대하는 만큼 최대한의 장점을 끌어내야 합니다.

- 이로 인해 현대자동차그룹이 최대의 기회를 맞았는데요.
▲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호조를 비롯해 제네시스 같은 고급차의 판매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한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반기 사상 최대인 13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고려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올해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인 20조원 달성할 것이 유력하고요.

-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이제 시작인데요.
▲ 전기차, 수소차전기차, 자율주행차, 여기에 접속 기능 확대와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등 과학기술의 융합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좌우할 것입니다.

- 기업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인데요.
▲ 맞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나기 위해서죠. 반면, 노사관계가 현대차그룹에 걸림돌입니다. 작금의 국내 노사관계는 노사의 지속적인 불협화음으로, 기업하기 힘든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강성노조가 파업 등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일으켜, 기업이 국내를 포기하고 해외로 나가야 할 정도가 됐고요.
종전 해외로 나간 국내 기업이 다시 되돌아오는 리쇼어링 기업이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상황이 어떤지 알 수 있습니다.

- 교수님께서는 우리 기업의 3중고(환율, 고임금·저생산성, 강성노조)를 우려하셨는데요.
▲ 현재진행형입니다. 이중에서도 강성노조가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고요. 
실제 미국의 경우 3~5년 간격으로 임단협을 진행하지만, 우리는 매면 가지면서 파업이 정례화됐죠. 강성노조가 매년 임단협을 진행하다 보니 당해 타협안이 나오지 않으면 익년 두번 임단협을 갖는 웃지 못할 상황도 나오고 있고요.

현대차 노조원이 2013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서울 양재동 사옥 앞에서 농성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 노조원이 2013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면서 서울 양재동 사옥 앞에서 농성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 현대차그룹 노조 역시 규모도 규모지만, 상징성 측면에서 국내 노동계에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 재계 3위 기업이라서죠. 더 걱정하는 이유입니다. 노조의 요구사항에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도 많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분별한 요구도 비일비재합니다. 세계 시장의 흐름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무지한 요구일 따름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이 정착하면 산업현장의 인력을 종전대미 최소 30% 이상 감축해야 하는데, 노조는 이를 알면서도 수용하지 못할 요구조건이 내놓고 있습니다.

- 예를 든다면요.
▲ 올해 들어와 현대차 노조는 65세까지 정년연장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5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 퇴직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평생 사원증 발급을, 정년퇴직하는 모두 직원에게 발급하라고 요구하고 있고요.

-  정년연장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요구가 아닌데요.
▲ 기업의 경우도 65세까지 정년은 드뭅니다. 현재 국내 산업 가운데 65세 정년은 대학 교원 뿐인데, 최근 대학들도 교원의 업적평가를 엄격하게 진행해 정년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교수=철밥통’이라는 공식이 깨진지는 오래됐습니다.
현대차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는 젊은 층의 기회를 박탈하고,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는 처사입니다.

- 평생 사원증 적용 확대 요구는 터무니없는 것 같습니다.
▲ 지난해 기아차의 임단협이 결렬한 이유입니다. 당시 기아차 노조는 평생 사원증을 받은 퇴직자가 신차 구입시 2년 간격으로 30% 할인을 받던 항목을 75세까지 3년 간격으로 25%의 할인 혜택으로 줄이는 조건을 거부했습니다.
기아차 노조가 국민 분노와 주변의 압박 등으로 결국 회사 제시안을 수용했습니다만, 현대차의 경우 일생 30% 혜택을 받는 것도 모자라 평생 사원증의 조건을 낮춰 퇴직자 모두에게 평생 사원증을 발급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영업이익의 30%를 노조에 몫으로 내놓으라고 회사를 협박하고 있고요.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옛 한국GM) 노조원들이 2011년 해고 비정규직의 복직을 요구하면서 인천 부평구 도로를 걷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옛 한국GM) 노조원들이 2011년 해고 비정규직의 복직을 요구하면서 인천 부평구 도로를 걷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세계 1위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떠오르는 데요.
▲ 그렇죠? 당시 GM이 파산보호 신청을 냈는데요, 그 이유가 퇴직자의 기하급수적 증가에 따른 의료보험료 등의 부담 때문입니다.
GM이 열심히 차를 팔아, 퇴직자의 복지에 투입하면서 파산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죠. 미국 정부가 퇴직자의 혜택을 크게 줄이면서 해결했지만, 현대차그룹 노조가 반면교사로 삼야야 합니다.

- 이제 노조도 변해야 생존할 수 있을 텐데요.
▲ 맞습니다. 외국인이 한국 투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강성노조 때문입니다.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가장 먼저 파업부터 하는, 실력 행사를 하기 때문이죠.
이를 민주노총이 주도하고 있고요.
노조도 예전처럼 무분별하고, 무조건적인 조건을 내밀기 보다는 복지와 작업 환경 등에 맞춘 합리적인 요구를 내야 합니다. 자신의 업무에 초점을 맞추라는 것이죠
지난해 중반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를 발효해 핵심 생산 시설이 해외로 나가고 있습니다. 국내 산업 공동화가 불가피한데요, 기업이 없으면 노조도 없습니다.
현대차그룹 노조 등 국내 노동계가 시류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 흐름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회사도 노조에 대한 진정한 배려가 필요하고요.
진정한 상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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