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 김범석 의장, 11년만에 매출 26조원 달성…韓 45위 기업으로
프 정중교 대표, 공격적인수합병으로…국내 HMR시장 1위 ‘6년만’
오 김영준 의장, ICT서 신선식품으로…3감동으로 고객 밀착 경영

김범석 의장이 창립 11년 만에 매출 30조원에 육박하는 1000대 기업으로 쿠팡을 육성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쿠팡]
김범석 의장이 창립 11년 만에 매출 30조원에 육박하는 1000대 기업으로 쿠팡을 육성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쿠팡]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국내 재계 세대교체가 활발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젊은 피인 3050세대가 유통과 식품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 유통 1위인 쿠팡의 김범석(44) 의장과 가정간편식 1위 프레시지의 정중교(36)대표, 신선식품 유통 1위 오아시스의 김영준(54) 의장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3050 경영인의 공통점은 투자에 따른 적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 전략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쿠팡은 2013년 출범 이후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1000대 기업 안에 이름을 올렸다.

실제 쿠팡의 연결기준 매출은 출범 첫해 478억원에서 2015년 1조1338억원으로 급증했다. 최근 소비 추세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해서다.

이로 인해 쿠팡은 2020년 매출 13조9258억원으로 10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1년만인 이듬해에는 20조원(20조8813억원)을 넘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26조3560억원으로 전년보다 26% 늘었다. 쿠팡이 최근 3년간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른 비대면 추세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아울러 한국계 미국인인 김범석 의장이 2014년 도입한 로켓배송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이는 한국인의 ‘빨리빨리’ 문화를 고려한 마케팅으로 고객이 쿠팡을 통해 주문하면, 당일, 혹은 익일 새벽이나 익일에 배송하는 김범석 의장의 고객 중심 경영철학을 반영한 서비스다.

로켓배송, 한국인 ‘빨리빨리’ 문화 충족…급성장

쿠팡은 출범 10년 차인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다. 영업이익 998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쿠팡은 그동안 과감한 투자로 적자를 냈다. 수천명에 달하는 배달 사원인 쿠친 등 1만9388명의 임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전국 주요 지역에 물류센터 건설 등에 따른 비용 때문이다.

쿠팡은 올해 매출 30조원과 함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쿠팡은 지난해 자산이 9조4533억원으로 중견기업(10조원 미만)으로 발돋움했다.

쿠팡은 현재 해외 시장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쿠팡 관계자는 “미국 증시 상장에 이어, 해외 시장 진출은 현지 물류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일축했다.

정중교 대표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국내 HMR 시장 1위를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다. [사진=프레시지]
정중교 대표는 공격적인 경영으로 국내 HMR 시장 1위를 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다. [사진=프레시지]

정중교 대표가 이끄는 프레시지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프레시지는 2016년 발족 첫해 매출 1억원에서 이듬해 15억원, 2018년 218억원으로 급증하더니, 코로나19 2년차인 2021년 1993억원에서 지난해 매출은 5289억원으로 165.4%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외식 감소와 1, 2인 가구 증가 등에 따른 가정간편식(HMR)이 대세로 부상해서다.

프레시지 역시 수익성은 떨어진다. 수도권에 흩어져 있는 공장을 800평, 일산 10만개 규모의 HMR 전문 생산시설을 경기 용인에 짓는 등 투자를 확대해서다.

아울러 정중교 대표는 HMR 시장 2위인 테이스티나인과 특수 간편식 업체 닥터키친, 허닭, 물류 기업 라인물류시스템 등을 최근 인수하는 등 투자를 강화했다.

이 같은 투자로 프레시지는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손실은 1106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나타냈다.

다만, 정부도 프레시지 행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프레시지를 우수 스타트업으로 선정한데 이어,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프레시지와 ‘자상한 기업’ 협약을 체결했다.

민관과 공동으로 시장 공략…해외로 눈 돌려

프레시지는 이를 통해 자사 브랜드와 대기업, 유통채널 PB(자체브랜드) 등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자개발생산) 등 국내외 HMR 시장을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실제 프레시지는 2020년대 들어 오세아니아, 미국, 동남아시아 등에 있는 8개국에 유통 체계를 구축한 다국적 유통업체 글루업과 손잡고 미국지역 최대 아시안 슈퍼마켓 체인 H마트에 밀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아울러 홍콩에 27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한인 식품기업 한인홍, 온라인 간편식 쇼핑몰 어니언 마켓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아시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을 위해 정중교 대표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지속해 투자처를 확보한다 방침이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MR은 1인 가구와 유사한 취식 형태를 보이는 노인 가구, 코로나19로 형성된 내식 문화, 기존 1인 가구 등으로 고객 유입이 꾸준하다. HMR 시장 확대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향후 프레시지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측했다.

국내 HMR 시장은 2019년 1000억원에서 2024년 7000억원 시장로 성장할 전망이다. 프레시지의 지난해 자산은 4668억원으로 중견기업 최소 기준(5000억원)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김영준 오아시스 의장은 신선식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관련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오아시스]
김영준 오아시스 의장은 신선식품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관련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오아시스]

김영준 의장도 오아시스를 통해 국내 신선식품 업계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김영준 의장은 1998년 출범한 ICT(정보통신기술) 전문업체인 지어소프트를 이끌면서, 성장동력으로 신선식품을 지목하고 2015년 오아시스를 창립했다.

오아시스의 매출은 창립 첫해 193억원에서 이듬해 428억원으로 전년보다 2.2배 급증했다.

오아시스 매출은 2108년 1112억원으로 1000억원 시대를 연 이후, 2021년 3569억원, 지난해 4272억원으로 7년 사이 매출이 2113.5% 급증했다.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구매 성향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에 관한 고객 관심이 증폭해서다.

현재 오아시스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식재료와 HMR, 맛집 음식, 반찬 등을 새벽 배송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오아시스는 출범 이후 매년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출범 후 지속 흑자…“국내 신선식품 업계 주도”

2015년 2억원, 이듬해 10억원으로 늘더니, 2021년에는 57억원을 찍었다. 지난해에는 물류비와 임금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48억원에 그쳤다.

오아시스는 품질 감동, 가격 감동, 서비스 감동 등을 앞세워 국내 신선식품 업계를 장악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성남시 중원구에 거주하는 오아시스 고객 김진아(52, 여) 씨는 “맞벌이를 하고, 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 먹거리가 항상 고민이다. 2018년 이곳으로 이사와 오아시스를 주 2, 3회 이용하고 있다”며 “새벽 배송이라 식품이 신선하고 가격도 착해 가족들이 모두 오아시스에 만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아시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오아시스는 김영준 의장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사업이다. 앞으로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제품과 가격, 서비스 정책 등으로 국내 신선식품 업계를 주도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오아시스는 지난해 매출이 중견기업(1500억원 이상)이지만, 자산은 1972억원으로 중기업 수준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