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사진=정수남 기자]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사진=정수남 기자]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차량이 최근 빠르게 내연기관차를 대체하고 있다.

전기차 등은 상대적으로 고가라 현재 정부가 구매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형평성과 함께 한정적인 예산 등을 고려해 보조금을 줄이고 있으며, 향후 이를 폐지할 방침이다.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를 주중 만나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 전기차가 대세입니다.
▲ 전기차 시대로 다시 접어들었습니다. 자동차 상용화 초기인 20세기 초에도 전기차가 인기였죠. 당시에는 전기차가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제작이 수월했기 때문이지만, 최근에는 환경 문제때문입니다.

- 연간 세계 자동차 판매량 8000만대 정도인 점을 고혀하면 전기차 확산 속도가 빠른데요.
▲ 2010년대 들어 전기차의 완성도가 높아져서 입니다. 이로 인한 완성차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죠?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는 980만대 수준입니다. 전기차의 지난해 내수는 13만2267대로 전년(8만2037대)보다 61.2% 급증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 판매 증가세 37.5%(23만1526대→31만8401대)보다, 전체 차량 판매 증가세 –3.2%(144만786대→139만5297대)보다 월등한 수준입니다.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는 1500만대 이상으로 예상합니다.

- 고품질의 전기차가 많아지고 있는 점은 고객에게는 좋지만, 달리 말하면 완성차 업체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다른 뜻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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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 테슬라는 세계 전기차 업계 1위로 독보적인 혁신의 아이콘이었으나, 최근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가 다수 등장하면서 밀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전기차가 춘추전국 시대로 접어든 모양새입니다.

- 테슬라를 필두로 주요 전기차 업체가 가격 인하를 본격화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후끈한데요.
▲ 전기차 가격이 화두입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1.5~2배 정도 비싸기 때문인데요, 구매보조금 등으로 경쟁여건을 맞추고는 있지만 여전히 가격면에서는 내연기관에 밀리고 있습니다.
반면, 테슬라가 전기차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 자체조달과 함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해 가격 인하를 단행했습니다.

- 이번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경쟁사로 확산하고 있는데요.
▲ 높은 영업이익률을 구현하고 있는 테슬라는 20% 정도 가격을 내려도 흑자가 가능합니다만, 경쟁사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5~6% 수준이라 전기차 가격 인하가 제한적이기는 합니다.
미국 포드가 자사 전가차 가격을 8.8% 인하하겠다고 발표했고, 다른 업체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고요. 현지 1위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는 가격 동결을 선포했습니다.

2021년 출시 이후 세계에서 큰 인기인 기아차 전기차 EV6. [사진=정수남 기자]
2021년 출시 이후 세계에서 큰 인기인 기아차 전기차 EV6. [사진=정수남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도 고민인데요.
▲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고수익은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전기차 가격을 내리면 수익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 향후 반값 전기차도 가능할까요.
▲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고가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바꾸어야죠. 
인산철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무게나 부피가 큰 한계가 있지만,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격이 30% 저렴합니다. 물론 인산철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셀투팩(Cell to Pack) 공법 등 다양한 기술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 현재 인산철 배터리는 중국 CATL가 선도하고 있고, 포드가 중국산 인산철 배터리 탑재한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갈등이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포드가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는 데는 한계 있습니다.

- 포드와 중국의 공조는 포드와 SK온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요.
▲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산철 배터리는 가격이 싸고, 에너지 밀도가 떨어져 일반 보급형 전기차에 한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의한 대량 생산에도 한계가 있어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도 제한적입니다.
포드가 그동안 SK온과 배터리 동맹이었지만, 최근 사이가 벌어진 것은 분명합니다.

- 테슬라가 이번 가격 인하와 함께 3000만원 대의 전기차 모델2 등을 출시하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요.
▲ 경쟁사를 물리치고, 시장을 독식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가격을 내리기 위해 차별화한 배처리도 개발하고 있습니다만.
▲ 전고체 배터리죠. 대량 생산과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2030년을 넘어야 가능합니다. 아직 요원한 셈이죠.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없어서 못파는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익5.  [사진=정수남 기자]
미국 등 세계 시장에서 없어서 못파는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익5.  [사진=정수남 기자]

- 전기차 전용 자동변속기도 해법인데요.
▲ 포르쉐 타이칸과 아우디 e트론, 대만 고고로의 전기이륜차 등이 2단 변속기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미국 이튼이 올해 4단 변속기를 전기버스에 탑재할 예정이고요.
전기차 전용 변속기를 탑재하면 단수가 높을수록 경제성이 뛰어나 같은 배터리로 주행거리를 기존보다 30~50% 연장 가능합니다.
등판능력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요. 모터 등 각종 장치의 온도 유지 등으로 냉각장치가 필요 없는 등 1석 10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 전기차 전용 변속기는 이제 시작단계인데요.
▲ 대중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만, 국내 벤처기업이 최근 11년간 전기차용 변속기 개발에 주력해 전기 이륜차용 7단 자동변속기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인도네시아에 5만대를 수출할 예정이며, 전기차 전용 변속기로 응용 가능해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이 같은 전기차 전용 변속기를 탑재할 경우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주행거리를 획기적 늘릴 수 있고, 다양한 장점으로 ‘반값 전기차’를 구현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전기차의 중량도 낮출 수 있어, 타이어 수명 연장, 모터 내구성 유지, 아스팔트 수명 연장 등 추가 장점이 있습니다.
기능이 떨어지는 중국산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최근 인기인 현대차 아이노닉5와 기아차 EV6 등 국산 전기차를 가성비가 갑인 경쟁력 높은 친환경차로 만들 수 있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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