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김필수 교수(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김필수자동차연구소장).

국내 중고차 시장의 연간 직접거래는 250만대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큰 규모다.

신차 시장이 연간 170만대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중고차 시장은 신차보다 1.4배 규모가 크다. 금액으로는 30조원 수준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 시장의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보다 2배가 넘는다.

선진 중고차 시장의 경우 시장 투명성에 따른 시잔 신뢰감이 거래 문화에 녹아있는 성숙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선진 시장은 거래상 문제가 없어, 보증이나 인증 등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구축했다. 이로 인해 고객은 중고차 구입시 사고 유무나 침수 여부 등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구매 중고차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철저한 보증과 보상 등이 뒤따른다. 선진 시장이 믿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한 셈이다.

우리 시장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아직 선진 시장과는 거리가 멀다. 허위, 미끼매물은 기본이고, 위장 당사자 거래 문제, 성능점검 미고지나 주행거리 조작 등의 문제가 상존한다.

중고차 시장이 큰 규모지만, 국내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후진적이고 낙후한 시스템을 갖고 있어, 불신의 대상일 따름이다.

일차적인 책임은 시장 종사자와 관련 단체지만, 이차적으로는 주무부처의 관리 소홀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국산차 업체의 중고차 진출을 허가했다. 앞으로 이들 업체가 수입차 업체와 함께 본격적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영위하게 된 것이다.

이는 선진형 거래 문화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의 피해를 예상해 향후 3년간 유예기간을 뒀지만, 향후에도 대기업은 상생을 꾸준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가 중고차 시장 선진화를 위해 중고차 거래시 업체의 가격조사 산정을 고객에게 고지하는 법을 개정했다. 중고차 시장 활성화의 단초는 정확한 가격 산정이라 할 수 있다. 객관적으로 산출한 중고차 가격을 고객이 안다면, 믿고 중고차를 구입할 수 있어서다.

다만, 중고차의 가격 산정은 매우 어렵다. 차령과 주행거리, 사고 유무, 침수와 접합 여부, 색상, 지역, 운행특성 등 각종 핵심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보다 14배 규모가 크지만, 여전히 후진적인 거래문하를 가졌다. 서울 장한평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사진=스페셜경제]
우리나라의 연간 중고차 시장은 신차 시장보다 14배 규모가 크지만, 여전히 후진적인 거래문하를 가졌다. 서울 장한평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사진=스페셜경제]

이를 위해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는 최근 20년간 한국형 성능점검제도와 합리적인 가격산정 등을 위해 주력했다. 협회는 8000명의 국가 공인 자동차 진단평가사를 배출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들 평가사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산정기술을 통해 도출한 중고차 가격은 고객에게 큰 신뢰를 줄 것이다.

여기에 진단평가사는 직업의식 고취에도 일조하고 있다. 종전 중고차 업계 종사자는 상대적으로 자존감이 떨어지는 직업 가운데 하나였지만, 제도 시행 이후 진단평가사 취득자의 30%가 동종 업계 종사자로 집계됐다.

중고차 가격조사 산정과 진단평가사 제도를 활성화 한다면, 기존 중고차 시장의 비대칭 정보를 투명하고 균형 있게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진단평가사가 선진형 중고차 문화를 구축하는데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