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정우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법인(JV) ‘그랜드오푸스홀딩스’의 첫 이사회 의장에 공식 취임하며, 국내외 이커머스 시장을 겨냥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번 이사회는 신세계와 알리바바 양사 주요 인물들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꾸려졌으며, 지마켓을 중심으로 한 양사의 전략적 시너지가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그랜드오푸스홀딩스는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정 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제임스 장 지마켓 대표와 레이 장(Ray Zhang)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를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외에도 박병은 1789파트너스 대표와 제임스 동 알리바바 인터내셔널 마켓플레이스 사장이 이사진으로 합류하면서 총 5인의 대표급 인사들이 이사회를 구성했다.
이번 이사회 구성은 단순한 운영 협의를 넘어, 실질적인 경영 판단의 중심에 그룹 최고 책임자들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향후 JV의 전략 방향에 무게감이 더해졌다. 특히 이사회는 ‘만장일치 의결’을 원칙으로 하며, JV 전략에 대한 공동 책임과 강한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했다.
눈길을 끄는 인물은 미국 보수 정치 네트워크와 연계된 박병은 대표다. 그가 이끄는 1789파트너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버스커크 등 록브리지 계열 보수 성향 인사들이 관여한 미국 투자사 1789캐피탈의 계열사다.
신세계와 알리바바의 JV가 미국 정치권과의 간접 연결 고리를 형성하며 글로벌 확장 기반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제임스 동 사장은 알리바바그룹의 글로벌 마켓 전략을 총괄해온 핵심 인물로, 이번 JV가 단순 국내 협업을 넘어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확대의 전초기지로 기능할 가능성도 커졌다.
그랜드오푸스홀딩스는 최근 지마켓 본사와 같은 강남파이낸스센터로 사무실을 이전했으며, 약 1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도 126억원으로 증액했다. 이는 JV의 장기적 안착과 확대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이커머스 주도권 확보를 위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양사의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