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 "정치 낙하산 인사 결단코 불가…CEO 선임 직접 참여할 것"

스페셜경제=박정우 기자 | KT 노동조합이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을 앞두고 정치적 외풍 차단을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이추위)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강조하며, CEO 인선 과정에 노조의 직접 참여도 요구했다.

이는 과거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된 '낙하산 인사'로 인한 경영 불안정을 다시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KT노조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KT는 대한민국 통신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적 기업"이라며 "CEO 선임에 있어 정치권과의 단절을 통한 민주적 절차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는 구성원을 대표해 CEO 선임 절차에 직접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김영섭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며 KT가 새 CEO 선임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다시 정치권 입김이 작용하는 '불투명한 인사'가 재현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KT노조는 이추위가 외부 로비나 정치 세력의 간섭에서 완전히 벗어난 독립적 기구로 운영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조의 공식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반복된 외풍 인사로 KT는 경영 연속성을 잃고 흔들렸다"며 "이제는 정치권이 아닌 KT 구성원과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인물을 선택해야 할 때"라고 경고했다.

KT노조는 이번 CEO 인선에서 통신 분야의 깊은 전문성, 네트워크 보안과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내재적 역량, 구성원과의 화합을 이끄는 리더십 등을 핵심 자격으로 제시했다.

노조는 최근 발생한 통신 보안 해킹 사태 등을 언급하며, “AI나 디지털 전환 중심의 경영만으로는 KT의 본질적 가치를 지킬 수 없다”며 “KT의 근간인 네트워크 안정성과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CEO 후보로 거론되는 외부 인사들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노조는 “자칭 IT·AI 전문가라며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사이비 전문가, 경쟁사 출신 인사, 정치적 배경이 의심되는 인물들에 대해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러한 시도가 현실화될 경우 조직적이고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KT노조는 끝으로 "공정하고 책임 있는 리더가 CEO로 선임된다면, 새로운 리더십과 함께 KT의 미래성장을 위한 협력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열린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