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3년 6개월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수출 증가를 이끌었지만, 미국행 수출만은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9월 수출입 동향’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659억5천만 달러(약 92조6천억 원)로 집계됐다. 2022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역대 최대치다. 추석 연휴가 지난해보다 늦어 조업일수가 4일 늘어난 효과가 컸다. 다만 이를 감안한 일평균 수출은 27억5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6.1% 줄었다.

전체 수출을 끌어올린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와 자동차였다. 반도체는 글로벌 메모리 가격 회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첨단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166억1천만 달러(22.9%↑)를 기록, 역대 9월 최고치를 찍었다.

자동차 역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 중고차 수출 폭증(131%↑) 등에 힘입어 64억 달러(16.8%↑)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자동차 부품도 19억2천만 달러(6.0%↑)를 기록해 반등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선박은 21.9% 증가한 28억9천만 달러로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일반기계 역시 아세안·중동 등 신흥시장 수요에 힘입어 10.3% 증가한 42억 달러로 올해 처음 플러스로 전환했다. 반면 석유화학은 유가 약세로 단가가 떨어지면서 2.8%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주요 9대 시장 중 미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은 116억8천만 달러(0.5%↑)로 4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고, 아세안은 반도체·선박 등 호조에 힘입어 110억6천만 달러(17.8%↑)로 9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EU(71억6천만 달러, 19.3%↑), 중남미(30억3천만 달러, 34.0%↑), 일본(25억6천만 달러, 3.2%↑)도 일제히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대미 수출은 102억7천만 달러로 1.4% 감소했다. 2개월 연속 하락세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강화에 따른 부담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8.2% 증가한 564억 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이 감소했으나, 나머지 품목 수입이 12.5% 늘며 전체 증가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9월 무역수지는 95억6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9월 이후 7년 만의 최대 흑자 규모다. 올 1~9월 누적 무역흑자는 504억7천만 달러로, 전년보다 138억5천만 달러 확대됐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미국 관세조치라는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수출시장을 신속히 다변화한 덕분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미 관세 협상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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