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문제와 고객 상담센터 상담원의 애로 그려
​​​​​​​기아차 스포티지와 단종 마티즈·다마스 스크린 질주

극중 유진 경감은 기아차 스포티지를 타고 다닌다. [사진=정수남 기자]
극중 유진 경감은 기아차 스포티지를 타고 다닌다. [사진=정수남 기자]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이대(이화여자대학교)요? 공부 못하는 얘들이 가요.” <외국어고등학교 졸업생>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최동훈 감독의 2006년 작품 타짜에서 정 마담(김혜수 분)>

외국어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 등 국내 특목고등학교(特目高等學校)의 현실이다. 최소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간다. SKY 급인 이대의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반면, 한 글자가 다른 특성화고등학교(特性化高等學校)는 다르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정주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두나(유진 경감), 김시은(소희) 씨 등이 열연한 다음 소희가 특성화고의 문제를 조명했다.

전북 전주를 배경으로 하는 극은 특성화고교인 생명과학고에 다니는 소희가 취업을 앞두고 자신이 활동하는 춤 동호회에서 마지막 춤을 추는 장면부터다.

이어 소희는 취업한 남자 친구에게 찾아가 “이제부터 사무직이다”라고 말한다.

소희가 취업한 곳은 대기업인 통신 회사의 고객센터 상담원이다. 소희는 고객으로부터 갖은 쌍소리와 실적에 압박에 시달리지만, 열심히 한다. 이로 인해 소희는 상담직원 가운데 실적 1위를 달성하는데….

월급날.

소희의 담임은 빨간색 마티즈를 탄다. (오른쪽부터)마티즈와 마티즈 후속 스파크. [사진=정수남 기자]
소희의 담임은 빨간색 마티즈를 탄다. (오른쪽부터)마티즈와 마티즈 후속 스파크. [사진=정수남 기자]

소희는 자신의 월급이 생각보다 적자, 팀장에게 따진다. 팀장은 실습생의 경우 퇴사를 막기 위해 성과급을 2, 3개월 후에 지급한다고 말한다.

이후 소희는 변하고, 방어(고객이 인터넷 등 자사 서비스를 해지할 경우 온갖 방법을 동원해 해지를 막는 일)를 하지 않고 되려 고객의 해지를 돕는다.

이로 인해 팀장과 소희가 언성을 높이면서 싸우고, 욱한 소희가 팀장의 면상을 가격한다. 회사는 무급 3일간의 휴가를 소희에게 통보한다. 소희는 휴무 마지막 날에 카스 맥주 2명을 마시고 저수지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후 극은 전주경찰서 유진 경감이 소희의 자살 이유를 캐는 것으로 펼쳐지는데….

유진은 회사와 학교, 교육청 등을 차례로 방문하지만, 소희 자살에 책임을 지려는 자는 없다.

유진이 마지막으로 찾은 교육청에서 “이제는 교육부를 가셔야겠네요”라는 장학사의 말을 듣는다.

이는 누구도 국내 특성화고교 혹은 교육 현실을 뒤바꿀 수 없다는 뜻의 다른 말이다.

소희 아버지가 타는 경상용차 다마스. [사진=정수남 기자]
소희 아버지가 타는 경상용차 다마스. [사진=정수남 기자]

특성화고교는 현재 학생의 전공과 직장의 근무 여건 등을 뒤로하고 취업률 제고에만 혈안이고, 교육청은 각 학교의 취업률을 높여 상급 기관인 교육부로부터 더 많은 예산을 받기 위해 주력한다.

극중 유진 경감은 기아차를 탄다. 카메라가 자주 차량의 외관을 잡지만, 차명은 극 중반 한차례 나온다. 신형 스포티지다.

한국GM의 마티즈(현 스파크)와 경상용차 다마스도 나온다.

극 초반 소희의 담임이 빨간색 마티즈를 타고 계약 서류를 받기 위해 소희가 일하는 곳에 들른다. 아울러 소희 아버지는 차량 전면에 옷가게 상호가 새겨진 하얀색 다마스를 탄다. 한국GM은 이들 차량을 최근 단종했다.

영화평론가 이승민 씨는 “가슴이 묵직하다. 고객센터 상담원의 애로를 심도 있게 그렸다”며 “게다가 극은 국내 특성화고교의 문제와 함께 변하지 않는 한국 사회를 이슈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8일 개봉한 다음 소희는 현재까지 3843명 모객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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