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실 ‘인천발·수원발 KTX 사업차질’ 지적 답변
최인호 의원, 현대로템 독점으로 6년만에 도입가격 49% 상승…경쟁체제 도입 시사

최인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갑)
최인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갑)

[스페셜경제=선호균 기자] 현대로템이 지난 10일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실이 제기한 ‘인천발·수원발 KTX 사업차질’ 지적에 대해 한국산 고속열차 납품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11일 밝혔다. 

해당 의원실은 지난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이 발주한 차량 입찰에 현대로템이 응찰하지 않아 인천발·수원발 KTX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발표했다. 수량이 적고 가격이 낮다는 게 그 이유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로템은 “고속차량 발주 사업이 지연된 것과 관련해 인천시민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속차량은 구매 수량에 따라 제작 금액이 크게 달라지는 주문 제작품이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주문 제작품은 일반 공산품처럼 동일 규격의 물품을 대량 생산해 내는 것이 아니라 주문자의 수요에 맞춰 규격이나 설계 등을 상이하게 한정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해당한다. 고속차량은 생산에 들어가는 원소재부터 1만2000여종에 달하는 부품에 이르기까지 협력업체로부터 일일이 구매해 조립하고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로템은 “부품마다 발주처의 설계 승인을 받아 고속차량을 제작하고 있다”며 “원소재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철도안전법에 따른 시험과 검사를 매번 비용을 납부하며 받도록 규정돼 있어 제작 원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구조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고속차량 제작에 들어갈 때마다 부품 개발비용, 금형비, 시험검사비 등 일회성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 비용은 부품 수량에 따라 균등하게 배분되기 때문에 구매 수량이 적을수록 최종 완성차의 제작 원가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코레일은 올해 7월 수원인천발 16량과 평택오송선 120량을 합친 136량으로 통합발주를 진행한다는 사전규격공개를 냈다. 사전규격공개는 본 계약을 발주하기 전 코레일의 계약조건을 사전에 업체에 공개해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를 말한다. 

KTX-이음 EMU-320 고속차량 (현대로템 제공)
KTX-이음 EMU-320 고속차량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은 “원가를 낮추고 발주처가 원하는 예정 단가를 맞추기 위해 지난해 발주처인 코레일에 수원인천발 16량과 평택 오송선 120량을 통합발주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코레일의 사전규격공개가 현대로템의 요청에 따른 것임을 밝혔다. 

반면 최인호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갑)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현대로템과 지난 2016년과 동일한 수량, 동일한 차량으로 계약했지만 계약금액이 1189억원이나 상승해 한 량당 14억1500만원이 올랐다. 6년만에 무려 43%나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지난 7월 코레일이 사전규격 공개한 KTX-이음(EMU-320, 최고속도 320㎞/h) 136량의 현대로템 견적 가격은 한 량당 56억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동일한 종류의 이음320 차량이 한 량당 36억9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된 것과 비교하면 6년새 18억원(49%)이 상승했다. 

코레일이 발주한 136량 계약에 대해 현대로템은 수원·인천발 16량의 견적 가격을 한 량당 70억7000만원을 제시해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과 비교해 동일 차량 한 량당 가격이 33억7600만원(91.6%)이 오른 것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납기 지연도 잦아 평균 6개월에서 최장 8개월까지 늦어진 사례도 있다. 현대로템이 코레일에 지급한 지체보상금은 1794억원이다. 최 의원은 지체보상금 또한 견적 가격에 포함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최인호 의원은 “KTX 열차시장의 독점 체제로 인해 도입 가격 상승은 물론 납기지연, 담합 등 여러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토부와 코레일이 열차도입시장의 건전한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중견·중소기업 등 후발주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속철도차량 계약 및 납품 현황 (최인호 의원실 제공)
고속철도차량 계약 및 납품 현황 (최인호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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