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 코스피가 재점화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미 증시 하락 여파에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외국인이 하루 만에 2조8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증시를 강타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약 4년 9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151.59포인트(3.79%) 내린 3,853.26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날 엔비디아 실적 호재에 힘입어 사흘 만에 회복했던 4,000선을 하루 만에 다시 내주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한때 3,838.46까지 하락하며 아시아 증시 중에서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2.4%), 중국 상하이종합지수(-2.3%)와 비교해 낙폭이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8,289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개인(2조2,929억원)과 기관(4,955억원)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지만, 낙폭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7.7원 오른 1,475.6원에 마감하며 7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 급등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8.76%)는 52만원대로 밀려났고, 삼성전자(-5.77%)도 ‘10만전자’를 하루 만에 반납하며 9만원대로 하락했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3.51%), 두산에너빌리티(-5.92%), 한화에어로스페이스(-5.13%)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11.73%)과 전기전자(-6.43%)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통신(0.25%), 음식료(0.39%) 등 일부 방어주만 소폭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27.99포인트(3.14%) 내린 863.95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1,281억원), 기관(-791억원)이 동반 매도에 나섰으며 개인은 2,199억원 순매수했다.
에코프로(-5.17%), 에코프로비엠(-4.82%) 등 2차전지주는 물론, 펩트론(-4.40%), 레인보우로보틱스(-6.52%) 등 AI·바이오주도 하락했다. 반면 코오롱티슈진(11.49%), 케어젠(14.66%) 등 일부 종목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거래대금은 각각 14조990억원, 8조1,16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에서는 프리마켓과 정규마켓을 포함해 총 8조4,429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