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화면의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화면 모습. [사진=뉴시스]
휴대폰 화면의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화면 모습.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신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가 970점대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자 포용을 내세우며 출범한 인터넷은행이 오히려 초고신용자 중심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신규 주담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71점으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 평균(951점)보다 20점가량 높아, 인터넷은행에서도 고신용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터넷은행들이 초고신용자에게 3.79~3.82%의 낮은 금리를 제공한 점도 이러한 흐름을 키운 요인이다. 시중은행의 동일 구간 금리(4.01~4.25%)보다 낮아 고신용자의 대출 수요가 크게 몰렸다는 설명이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600점 이하, 케이뱅크는 650점 이하 차주에 대한 9월 신규 주담대 취급이 ‘0원’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 속에 인터넷은행들도 보수적 운용 기조를 유지하며, 중저신용자 대출이 사실상 차단된 셈이다.

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의존도가 90% 이상이라 규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작용했다.

신용대출에서도 고신용자 쏠림이 뚜렷했다. 카카오뱅크 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31점으로 주요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전체 가계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36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 경쟁력도 약화되는 조짐이 보인다. 카카오뱅크 주담대 금리는 연 3.91~5.62%, 케이뱅크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연 3.99~7.75%로 나타나 상단 기준으로는 시중은행(4.00~6.08%)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와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초기에는 혁신적 신용평가모형을 내세웠지만 최근에는 시중은행과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며 “중저신용자 포용 측면에서 정책적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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