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 기준금리가 동결 혹은 인하 기조로 전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지속 상승하는 ‘역주행’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금융권 전반의 대출 연체율도 서서히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63~6.43%로 금리 상단이 6%대를 돌파했다. 이는 변동금리 산정 기준인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최근 두 달 연속 상승하고, 금융채 금리까지 오르며 반영된 결과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 3.93~5.33%, 신한은행 3.83~5.23%, 하나은행 4.46~5.76%, 우리은행 3.82~5.02%, NH농협은행 3.63~6.43%를 기록하고 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하는 고정형 금리 역시 국민은행(4.11~5.51%)과 하나은행(4.78~6.08%) 등 일부 은행에서 6%대를 상회하고 있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기준금리와는 별개로 시장금리의 흐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실제로 5년 만기 무보증 AAA등급 은행채 금리는 한 달 만에 2.923%에서 3.362%로 약 0.44%p나 급등했다. 6개월 은행채 금리도 같은 기간 2.561%에서 2.807%로 올랐다.

이러한 금리 상승은 코픽스에도 반영됐다. 10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57%로 전월 대비 0.05%p 상승했다. 여기에 연말로 접어들며 가계대출 총량을 조절하려는 은행들의 정책적 대응도 한몫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 증가 억제를 위해 자체적으로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것이다.

금리 상승은 특히 2020~2021년 초저금리 시기에 주담대를 받았던 차주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예컨대 당시 5억원을 연 2.50% 금리로 30년 만기 원리금균등 방식으로 대출받은 차주는 매달 약 197만원을 상환했지만, 현재 금리가 연 4.12%로 오를 경우 매달 원리금은 약 242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단순히 1.6%p 금리 인상만으로도 매달 약 45만원가량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실제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0.45%로 전월 대비 0.02%p 상승했으며, 이 중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30%로 0.01%p 상승했다. 특히 서울지역 주담대 연체율은 0.35%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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