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집 사장님’ 이나현 e블루채널 대표, 재도전 성공기 ‘화제’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 지원받고 1년 만에 매출 10배 ‘급성장’
“함께 성장하는 게 우리 사명” 이재용 부회장 ‘동행’철학의 결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이나현 e블루채널 대표(오른쪽)와 직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스페셜 경제=변윤재 기자] 이나현 e블루채널 대표는 불과 4년 전 폐업을 고민하던 처지였다.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사업은 경영난에 처했고 사무실을 빼야할 상황까지 몰렸다. 그랬던 그녀가 지금은 주목받는 IT스타트업 CEO(최고경영자)로 우뚝 섰다. 귀인을 만난 덕이다.

 

삼성전자 멘토를 이만큼 빼먹은 사람은 저희 밖에 없을 겁니다.”(이나현 e블루채널 대표)

 

이 대표는 2016년 약국 의약품 통합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e블루채널을 창업했다. 빵집과 국밥집, 편의점을 운영했던 그녀는 편찮은 어머니를 모시고 약국과 병원을 자주 드나들다가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당시 의약품 원가관리와 재고관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었던 탓에 같은 약을 사려면 발품을 팔 수 밖에 없었던 것. ‘편의점의 포스(POS·판매정보 관리시스템) 같은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 대표는 열정과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창업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영업은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고 운영경비가 바닥을 드러냈다.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던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개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을 주자는 생각으로 스타트업 지원사업에 도전했고, 151의 경쟁률 속에서 멘토링의 기회를 잡았다.

 

이 대표가 귀인을 만난 것은 이 때. 삼성전자 창조경제사무국 소속 안대원 멘토로부터 6개월 동안 기술 분야 멘토링 외에도 조직관리, 사업화 현장 지원 등을 다각적인 지원을 받았다. 안대원 멘토는 모든 현장에 함께하며 e블루채널과 한 팀처럼 일했다.

 

덕분에 e블루채널은 체질을 개선하고 스타트업으로서 생존력을 높일 수 있었다. 거래처는 15배로 늘었고, 연간 매출도 10배 늘었다. 경상북도약사회 등 관련단체와의 업무협약(MOU)도 속속 맺으며 사업 영역을 더욱 넓히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의 생존율은 창업 1년차에는 62.4%에 이르지만, 5년차에는 27%로 뚝 떨어진다. 프랑스(44.3%), 영국(41.1%)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기업의 규모를 키우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극히 적다는 의미다.

 

e블루채널처럼 창업을 했지만 스케일업에 고전하는 스타트업에게 삼성전자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C랩 아웃사이드. 삼성전자는 20188월부터 사내 벤처를 키우는 C랩 인사이드를 외부로 확대했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서다. 2022년까지 300개의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지난해까지 총 104개의 외부 스타트업을 지원했고, 현재 40개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다.

 

지원 대상으로 선발되면 6개월에서 1년 간 무상 사무공간 삼선전자 기술·경영 전문가 멘토링 최대 1억원의 운영자금 최대 5억원의 C랩 전용펀드 투자 CES, MWC, IFA 등 글로벌 전시 참가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전방위적인 지원은 다양한 스타트업에 자양분이 됐다.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한 위치정보, 생체인식 등을 활용한 자가격리 관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와따는 영국·두바이·필리핀 등 관련 정부 부처와 MOU를 맺으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에 입주한 비트바이트는 귀여운 캐릭터가 움직이는 플레이 키보드애플리케이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5월 기준 사용국가 220, 누적 다운로드 140만건을 돌파하며 해외로까지 사업을 확장 중이다. 고양이용 스마트 자동 화장실 라비봇을 만드는 골골송작곡가는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인디고고를 통해 약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초기 스타트업의 귀인이 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지가 컸다는 후문이다. 이 부회장은 동행철학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삼성의 노하우를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과 나눠 국가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와 관련, 작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사에서도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사회와의 동행이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월에도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합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2016년엔 C랩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을 직접 찾을 정도로 C랩 프로그램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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