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인수로 사상 첫 적자…영업손실 470억원
순손실 1천900억원…자본 부분 잠식 불구, 배당
​​​​​​​536억원서 사주가 159억원 챙겨…증, 투자 마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경기침체에 무릎을 꿇었다. 코로나19 3년간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업황 침체로 실적이 급락해서다. [사진=스페셜경제, 신세계]
정용진 신세계·이마트 부회장, [사진=스페셜경제, 신세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006년과 2008년 각각 대한통운과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재계 11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이들 기업 인수로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추락했다. 대한통운은 2013년 CJ가, 대우건설은 2022년 중흥그룹이 각각 인수했다.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역시 중국 더블스타가 2018년 가져갔다. 
현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건설과 금호고속, 금호문화재단 등으로 자산 1조6000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계 82위인 BGF(5조750억원)보다 적다.

[스페셜경제=남하나 기자] 재계 11위인 신세계(회장 이명희, 계열사 52사, 공정자산 60조4870억원)의 실질적 경영을 맡은 정용진 부회장이 박삼구 전 회장 전철을 밟고 있다.

신세계의 주력인 이마트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내서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와 이마트 부회장으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469억원이다.

이로써 이마트는 전년 흑자(1357억원)을 잇지 못하고 적자 전환했으며, 2011년 공시 이후 처음 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순이익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순손실(1875억원)로 전년 흑자(1조77억원)을 잇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이마트의 영업이익률과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마이너스다. 이는 이마트가 물건을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의미로, 영업이익률, ROA, ROE는 기업의 수익성 지표다.

다만, 이마트는 2013년 영업이익 7351억원, 2021년 순이익 1조5891억원 등 사상 최고를 보이는 등 G마켓 인수 전까지 견실한 수익을 냈다.

반면, 이마트가 웃돈 3조4000억원을 주고 2021년 G마켓(이베이코리아)을 인수하면서, 이번 적자를 자초했다. 이마트의 기업의 가치가 떨어져서다.

이마트가 PPA(purchase price allocation)로 상각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서다. 이마트가 PPA 방식으로 G마켓과 스타벅스코리아 영업권을 대규모로 상각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PPA 상각은 영업권 상각 가운데 하나로, 무형자산에 적용하는 것이다. 고객 이탈이나, 시장 상황 변화 등 영업에 타격이 있으면 기업은 PPA 상각한다. G마켓은 2001년  한국 진출 이후 매년 수익을 냈다.

이마트는 종속회사(신세계건설 등) 손익악화로 영업손실을, 직전 연도 이마트 성수점 유형자산 매각 차익(1조833억원) 반영으로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로 인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 주가가 약세다.

이마트의 주당 주가는 2월 2일 8만8500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최고를 기록했지만, 이날 장 초반 거래가는 7만2900원이다.

증권가가 이마트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낮추는 이유다.

NH투자증권은 이마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각각 내렸다. 

대신증권 역시 매수에서 중립으로, 9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각각 하향했다. 신한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각각 8만6000원, 7만7000원으로 내렸고, IBK투자증권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국내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이마트 주식을 ‘사지 말라’고 제시한 셈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주당 2000원, 모두 536억원을 배당한다. 이중 정용진 부회장 자신이 103억원(지분율 18.56%) 이상을, 이명희 회장이 56억원(10%) 상당을 각각 가져간다.

지난해 3분기 현재 이마트가 1536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번 순손실로 자본 부분잠식에 빠졌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의 재무는 견실하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141.8%로 전년보다 4.4%포인트 하락했기 때문이다. 재계는 자본의 타인의존도(차입경영)를 뜻하는 부채비율 200% 이하 유지를 권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9조4722억원으로 전년(29조3324억원)보다 0.5% 늘면서 사상 최고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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