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쪼개기로, 공정 경쟁 저하…사익 편취 노려
신용평가사, 롯데지주·롯데케미칼 등 신용등급↓
​​​​​​​주가약세…기업순위서 포스코에 밀려 5위서 6위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가 지주 회사로 전환했지만, 지분 쪼개기로 기업 경갱력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롯데]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가 지주 회사로 전환했지만, 지분 쪼개기로 기업 경갱력이 약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롯데]

종전 국내 주요 대기업의 지배구조는 주력 계열사들이 물고 무는 순환출자였다. 이들 기업이 순환출자를 편법 경영 승계와 비자금 조성 등에 악용하자, 정부는 지주회사 전환을 경제민주화 첫걸음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전 정권 출범 초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대기업 총수를 불러 각사의 순환출자 해소 방안 등을 수렴한 이유다.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 동안 많은 기업이 지주회사로 전환했으며, 당시 재계 5위던 롯데(회장 신동빈) 역시 2017년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다만, 롯데의 경우 무늬만 지누 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지분 쪼개기로, 지분을 나눠 가져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최대주주는 신동빈 회장으로, 그는 보통주 지분율 13%(1368만3202주), 우선주 10.1%(8만1354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장학재단이 각각 3.2%, 6.3%를, 호텔롯데가 11.1%, 5.9%를, 롯데알미늄이 5.1%, 6.7%를, 신영자 씨가 3.3%, 7.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롯데홀딩스가 보통주 2.5%를 소유하는 등 사주 일가 등 우호 지분이 각각 41.7%, 38.1%다.

이중 롯데알미늄의 주요 주주는 (주)L 제2투자회사(지분율 34.91%), 일본 ㈜광윤사(22.84%), 호텔롯데(8.23%), ㈜호텔롯데부산(3.89%) 등으로 보통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홀딩스가 19.07%를, 일본 주식회사L 제4투자회사가 15.63%를, 일본 주식회사L 제9투자회사가 10.41%를, 일본 주식회사L 제7투자회사가 9.40%를, 일본 주식회사L 제1투자회사가 8.60%를, 일본 주식회사L 제8투자회사 5.76%, 일본 ㈜광윤사가 5.45%를, 일본 ㈜패미리가 2.11%를, 호텔롯데가 0.17%를,  ㈜부산롯데호텔이 0.55%를 각각 보유하는 등 계열사가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롯데 주력 롯데쇼핑, 롯데지주 40%·신동빈 회장 10% 지분율

㈜부산롯데호텔은 일본(주)롯데홀딩스(46.62%), 일본(주) L제3투자회사(53.38%) 등이 주요 주주다.

롯데의 주력인 롯데쇼핑의 경우 롯데지주가 40%(보통주)를, 신동빈 회장이 10%를, 호텔롯데가 8.86%를, 신영자 씨가 1.05%를 각각 보유하는 등 사주 일가 등 우호 지분율이 61.17%다.

롯데가 3세 경영 승계로 활용하는 롯데케미칼의 경우 롯데지주㈜가 보통주 25.59%를, 롯데물산㈜이 20%를, 일본 롯데홀딩스가 9.30%를, 이외 사측과 특수관계인이 모두 54.54%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롯데물산 역시 롯데홀딩스(60.10%), (주)L제3투자회사(5.25%), ㈜호텔롯데(32.83%), 신동빈 회장(1.82%) 등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롯데건설의 주요 주주는 롯데케미칼(44%), 호텔롯데(43.30%), 롯데알미늄(9.51%), 롯데홀딩스(1.68%), 신동빈 회장 (0.59%), 신동주 회장(0.36%), 신영자 씨(0.14%) 등이다.

롯데의 주력 가운데 하나인 롯데렌탈은 호텔롯데(37.80%). 부산롯데호텔(22.83%)과 특수관계인 등이 60.67%의 보통주를 갖고 있다.

롯데, 각 계열사 지분 쪼개기로 사주 일가의 이익극대화 노려

롯데캐피탈은 롯데파이낸셜(51%), 호텔롯데(32.59%), 부산롯데호텔(4.69%), 광윤사(1.92%), 신동빈 회장(0.86%), 신동주 회장(0.53%), 신영자 씨(0.53%) 등이 주요 주주다.

롯데의 지배구조가 순환출자는 아니지만, 각 계열사를 통한 지분 쪼개기를 한 셈이다.

이 같은 지분 쪼개기는 공정 경쟁을 해치고 사주 일가의 이익 극대화를 위한 편법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이를 고려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회가 이중 일부를 5월 하순 가결했다.

아울러 이 같은 지분 쪼개기가 계열사의 경쟁력을 약화한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캐피탈,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을 최근 하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지주를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롯데케미칼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각각 조정했다. 여기에 롯데캐피탈과 롯데렌탈도 신용등급이 기존 AA-에서 A+로 떨어졌다.

영업창출현금 규모가 감소한데다, 대규모 투자자금 소요로 재무부담이 증가해서라는 게 나이스신용평가 설명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채무상환능력이 개선될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롯데지주·롯데케미칼·롯데캐피탈·롯데렌탈 신용등급 하락

나이스신평 측은 “수요 회복에도 불구하고 향후 주요 제품 스프레드가 당분간 낮은 수준에 그칠 것이다. 높아진 재무부담 완화와 채무상환 능력 개선에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하락은 롯데지주의 계열통합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지주(AA→AA-)와 롯데케미칼(AA+→AA)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로 인해 롯데는 올해 재계 순위에서 포스코에 밀려 13년 만에 5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포스코는 42개 계열사에 공정자산 132조660억원을, 롯데는 98개 계열사에 129조6570억원을 가진 것으로 공정위는 각각 집계했다.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롯데지주의 주가가 약세인 이유다.

롯데주의 주가는 5월 15일 주당 3만500원으로 최근 3개월 사이 최고를 찍었지만, 이후 등락하면서 지난달 30일 종가는 2만500원으로 하락했다.

한편, 지주 회사인 LG의 구광모 회장(15.95%) 등 사주 일가가 41.70%의 지분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룹의 주력인 LG전자는 LG가 지분 33.67%를 갖고 있다. LG디스플레는 LG전자가 최대주주로 지분 37.90%를, LG디스플레이의 최대 주주는 LG(37.66%) 등 ㈜LG는 투자 회사 역할만 하고 있다.

재계 2위 SK도 지주회사로, 투자 회사의 역할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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