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근 11년간 1천816곳 폐업…연평균 165곳 문닫아
주유소간 거리 제한 사라지고, 가격 자율 등 경쟁 치열탓
​​​​​​​자구책으로 주말·심야, 문 닫아…“주유소 감소 빨라질 것”

2020년 불거진 코로나19로 차량 운행이 감소하자, 일부 주유소가 주말 영업을 하지 않는 방법을 자구책으로 구사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2020년 불거진 코로나19로 차량 운행이 감소하자, 일부 주유소가 주말 영업을 하지 않는 방법을 자구책으로 구사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스페셜경제=정수남 기자] 주유소 사장과 쌀 방앗간 사장의 공통점은?

지역 유지라는 점이다.

반면, 이중 쌀방앗간은 이미 퇴화했고, 주유소 사장들이 현재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코로나19 대확산과 고유가가 겹쳐 차량 운행이 줄면서 주유 고객도 감소해서다.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한 점도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16일 사단법인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는 매달 증가하면서 2010년 12월에는 1만3004곳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외 유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격을 경신하던 2011년 2월 전국 주유소는 1만2901곳으로 사상 처음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같은 이유로 일부 주유소는 심야에 영업하지 않는다. 이들 방법이 인건비 절약을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같은 이유로 일부 주유소는 심야에 영업하지 않는다. 이들 방법이 인건비 절약을 위한 자구책인 셈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전국 주유소는 2020년 4월 1만1402곳으로, 이듬해 1월 1만1331곳으로, 지난해 말에는 1만1188곳으로 각각 줄었다.

최근 11년간 전국 주유소 1816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이는 연평균 165곳이 폐업한 것으로, 코로나19 1년차인 2020년에는 184곳의 주유소가 폐업했다.

이에 대해 한국주유소협회 박동희 차장은 “연간 100곳 이상의 주유소가 폐업한다. 국내 주유소의 절반 이상이 주유소의 월평균 매출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민관이 특단의 대책을 찾지 못하면 국내 주유 산업은 무너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1990년대 중반 주유소 간 거리 제한을 없앴고, 유가 공시제도를 폐지하고 유가를 주유소 자율에 맡기면서 주유소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11년간 전국 주유소 1816곳이 문을 닫았 최근 폐업한 경기 고양에 있는 주유소. [사진=정수남 기자]
최근 11년간 전국 주유소 1816곳이 문을 닫았 최근 폐업한 경기 고양에 있는 주유소. [사진=정수남 기자]

아울러 정부가 고유가를 고려해 2011년 말 도입한 알뜰주유소도 이 같은 폐업을 부추겼다. 알뜰주유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정유사 기름을 구입해 판매하고, 사은품 미제공, 셀프주유소 전환 등으로 고정 비용 등을 줄인 주유소다.

알뜰주우소 기름값은 일반 주유소보다 리터당 30원에서 50원 정도 저렴하다. 지난해 7월 현재 전국 알뜰주유소는 1295곳이다.

이울러 문재인 전 정부기간 최저임금이 급등한 점도 주유소에 부담이다.

지난 정부 5년간 국내 최저임금은 41.6%(6470원→9160원)으로 41.6% 뛰었다. 이는 연평균 8.3% 오른 것으로, 종전 평균 인상률 5%보다 높은 수준이다.

거리제한이 사라지면서 주유소간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장지동에서 오른쪽 주유소가 영업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곳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왼쪽 주유소가 문을 열었다. [사진=정수남 기자]
거리제한이 사라지면서 주유소간 경쟁이 치열하다. 서울 장지동에서 오른쪽 주유소가 영업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곳에서 50미터 떨어진 곳에 왼쪽 주유소가 문을 열었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로 인해 주유소 사장들은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만만치 않다.

현재 일부 주유소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주말과 심야시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같은 이유로 셀프주유소로 변경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인천에 처음 등장한 셀프주유소는 지난해 10월 현재 4460곳으로 전제 주유소에서 39.9%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성남대로에서 주유소는 운영하는 김형태 사장은 “어렵다. 인근에만 10곳의 주유소가 있다. 이중 2곳은 문을 닫았다”면서 “사은품을 지급하지 않고, 야간에는 문을 닫는다. 일부 시간은 가족 주유원으로 임금을 줄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유소를 철거하기 위해 1억5000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치 폐업주유소가 많다. 30년 넘게 방치한 국도변 폐업 주유소. [사진=정수남 기자]
주유소를 철거하기 위해 1억5000만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치 폐업주유소가 많다. 30년 넘게 방치한 국도변 폐업 주유소. [사진=정수남 기자]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새로운 수익창출 등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주유소 감소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주유소 1곳당 손실이 2030년 3억6800만원, 2040년 12억6500만원에 달할 것”이라며 “현재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려면 현재 주유소 가운데 2030년까지 2053개, 2040년까지는 8529개가 문을 닫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확산도 에너지경제원 예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 폐업 주유소가 방치돼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주유소 철거비용과 토양오염복구 비용 등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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