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원 전무, 면세점 거쳐 현재 두산매거진 담당
박인원 대표, 두산로보틱스 맡으며 상장 기대감↑

(왼쪽부터) 박정원 두산 회장,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 [사진=스페셜경제, 두산]
(왼쪽부터) 박정원 두산 회장,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 박인원 두산로보틱스 대표. [사진=스페셜경제, 두산]

[스페셜경제=선호균 기자] 박정원 두산 회장이 올해 영업이익 개선에 성공하면서 4세 경영에 힘이 실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직접 현장 지도에 나서면서 각 산업들이 활력을 찾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12조915억원 영업이익은 89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32.3%(9조1360억원→12조915억원), 영업이익은 16.6%(7670억원→8950억원)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8.3%에서 7.4%로 줄었다. 1000원어치를 팔아 83원을 벌다가 74원을 남긴 것이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한 결과다. 

영업이익률과 함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이 기간 각각 -0.12%(순손실률),  -0.32%(손실률)를 나타냈다. 3분기 누적 순손실은 363억2709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적자전환했다. 

박 회장이 순손실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회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1년차인 2020년 추락을 경험했다. 두산의 매출이 11조4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7%(8616억원)나 줄어든 것이다. 

또 박 회장은 영업손실로 204억원을 떠안았다. 영업이익률도 -0.17%로 1000원어치를 팔았을 때 1.7원 손해를 봤다. 팔면 팔수록 손해였던 것이다. 같은 해 박 회장은 2년만에 다시 순손실(963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인 2021년 11월 두산은 박 회장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주가도 최고치(14만8000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두산 매출은 전년보다 15.5%(1조7757억원) 늘었다. 박 회장은 영업이익(9459억원)과 순이익(6567억원)에서도 흑자를 거뒀다. 

두산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2%로 1000원어치를 팔면 72원을 남긴 셈이다. ROA는 2.5%, ROE는 7.7%를 각각 나타냈다. 이런 박 회장이 올해 순손실을 내면서 전년 대비 순이익 행진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박 회장은 1962년 서울생으로 박용곤 두산그룹 전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대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두산산업 뉴욕지사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일본 기린맥주를 거쳐 동양맥주 과장으로 두산그룹에 재입사했다. 두산 관리본부 전무와 상사BG 사장을 거쳐 두산건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두산그룹 회장을 맡은 후 박용만 두산 전 회장과 함께 경영을 총괄하다가 그룹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두산그룹 오너 4세 경영 시대를 박 회장이 열었다. 

현재 두산매거진을 맡고 있는 박서원 두산매거진 대표도 두산그룹 오너 4세로 두산면세점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박 대표는 1979년생으로 박용만 두산그룹 전 회장의 장남이다. 단국대학교 경영학과를 중퇴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녔다. 이후 박 대표는 산업디자인학과로 전공을 바꾼 뒤 뉴욕 비주얼아트스쿨로 옮겨 디자인을 공부했다. 

그는 광고회사 빅앤트엔터테인먼트를 창업한 뒤 두산그룹 계열사 오리콤에 입사했다. 두산 지주사에서는 유통전략담당 임원으로 활동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두산면세점 경영에 참여해 전무로 이름을 올렸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면세점 운영권이 현대백화점으로 넘어간 것이다. 

2015년 신규면세점 사업권을 얻은 두산은 이듬해 5월부터 동대문 두타몰에 시내면세점을 열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픈 후 매출이 6배가 늘었지만 보따리상 유치와 수수료 문제로 2018년 적자가 600억원에 달했다. 

박 대표가 유통과 마케팅에서 광고적임자로 평가받았지만, 업계 내 경쟁 과열과 사드 보복에 따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주는 등 악재가 겹치다보니 두산면세점도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룹의 경영 상태가 악화되면서 두산면세점이 있던 두산타워도 2020년 8000억원에 매각됐다. 

광고회사 오리콤 부사장도 역임했던 박 대표는 현재 두산매거진에서 지큐(GQ), 보그(VOGUE) 등 글로벌 패션 미디어 등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두산가 오너 4세 박인원 두산에너빌리티 전 부사장도 이달 두산로보틱스 대표에 선임됐다. 현재 그는 류정훈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로 두산의 협동로봇 사업을 이끌고 있다. 

두산그룹 내에서도 이번 인사는 그룹 내 신사업의 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사업에 오너가 전문 경영인이 힘을 보태준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 지주사 내 계열사로 비슷한 업종의 회사로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수소드론)과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물류자동화설비)이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369억8000만원, 영업손실 70억8500만원, 당기순이익 74억17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9.1%로 1000원어치를 팔면 191원이 손해를 보는 것이다. 

팔면 팔수록 손해지만, 두산그룹은 향후 시장 규모 성장성(연평균성장률 62%)과 매출 성장세에 비춰 투자를 지속해오고 있다. 오너일가 사장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두산로보틱스는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89.94%)에서 안정적이지만, 기업의 현금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166.5%)에서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까지 손해보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두산면세점처럼 매출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악재도 없고 제품이 중간재여서 경기 흐름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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