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니 통해 수직적 지배구조 완성…2세에 지분 증여 등
이머니. 내부자 거래로 급성장…사측 “꼼수 아니다” 일축

(왼쪽부터)김익래 다우키움 그룹 회장이 그룹의 수직적 지배구조를 완성하고, 장남 동준 씨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등 2세 경영 승계 작업을 마쳤다. [사진=스페셜경제, 뉴시스]
(왼쪽부터)김익래 다우키움 그룹 회장이 그룹의 수직적 지배구조를 완성하고, 장남 동준 씨에게 지분을 증여하는 등 2세 경영 승계 작업을 마쳤다. [사진=스페셜경제, 뉴시스]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김익래 다우키움 그룹 회장이 그룹의 수직적 지배구조를 완성하고,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하면서 2세 경영 승계 작업을 최근 마쳤다.

국내 기업은 비자금 조성과 편법 경영 승계를 위해 순환출자와 함께 수직적 지배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룹 내 한 개 기업을 장악하면 주요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어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를 고려해 문재인 전 정권은 2017년 상반기 출범 이후 국내 주요 기업 사주를 불러 이 같은 출자 구조 해소 방안을 수렴했다.

문재인 전 정권은 이들 지배구조 해소를 경제 민주화의 첫걸음으로 판단했으며,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기업은 지주회사 전환을 각각 추진했다. 지난 정부 롯데와 효성, 포스코 등이 지주사로 전환했으며, SK, LG, CJ 등은 이미 지주사 체제를 갖췄다.

반면, 김익래 회장은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나타나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수직적 구조를 통한 경영승계를 시작해 사주 일가→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 등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키움증권의 최대 주주는 다우기술(지분율 52.95%)이며, 다우기술의 최대 주주는 다우데이타(45%), 김익래 회장 일가(1.21%), 이머니(0.76%) 등이다.

김익래 회장 일가 먹이사슬의 최정점…지분 35.27%

다우데이타의 최대 주주는 이머니(31.56%), 김익래 회장(26.66%),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인 장남 동준(6.53%) 씨와 자녀(2.08%) 등이다.

김익래 회장 일가가 먹이사슬의 최정점의 지분(35.27%)을 소유하면서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앞서 김익래 회장은 이머니를 통한 순환출자로 그룹 장악력을 동준 씨에게 넘겼다. 이머니는 2003년 다우인터넷의 금융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면서 발족했으며, 김익래 회장은 이머니의 지분 33.1%를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김익래 회장은 다우데이타의 지분을 지난해 동준 씨, 딸 진현과 진이 씨에게 각각(1.04%) 증여하며 이머니의 다우데이타 지분 점유율이 높였다.

김익래 회장이 이머니를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두고 이머니를 통해 꼼수 경영 승계를 완성한 것이다.

이머니는 내부거래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최근 3년간 14억4000만원(2019년), 14억6500만원(2020년), 14억6300만원(2021년)의 계열사 간 상품, 용역 거래를 통해 실적을 개선했다. 이 이간 이머니의 연결기준 매출은 각각 1503억원, 1432억원, 110억원 등이다.

키움 측은 수직적 지배구조를 통한 경영 승계는 꼼수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사진=스페셜경제]
키움 측은 수직적 지배구조를 통한 경영 승계는 꼼수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사진=스페셜경제]

증권가 관계자는 “다우키움은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규제대상은 아니다. 지난해 말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에서 규제 대상을 총수일가 지분이 상장·비상장 구분 없이 20% 이상인 경우, 총수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하는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우키움이 수직 지배구조 완성으로 내부거래, 사주일가 배당이라는 도덕적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공정위가 국내 주요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해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우데이터는 2021년 114억9000만원, 2020년 95억7500만원의 현금 배당을, 이머니는 이 기간 각각 18억원을 현금배당했다.

이에 대해 다우키움 관계자는 “수직적 지배구조다. 꼼수는 아니다”고 일축했다.

한편, 기업 집단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모든 계열사의 지분을 과반 이상 획득해야 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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