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값 급등 1년새 29조 늘어

[스페셜경제=최지호 기자] 한국전력공사의 부채 규모가 사실상 국내 기업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보다 많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 탓에 부채가 1년 사이 29조원 가까이 증가한 탓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올 6월 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년 전보다 28조5000억원 증가한 165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전체 상장사 중 8위에 해당하지만, 1∼7위가 금융회사거나 금융회사를 포함하는 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산업 부문에서 사실상 1위다. 부채 1∼7위는 KB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기업은행, 삼성생명, 한화 등이다.

한전 부채 규모는 현대차(162조5000억원), 삼성전자(120조1000억원), SK(115조7000억원), HD현대(45조5000억원), 포스코홀딩스(43조1000억원) 등 주요 대기업 부채를 크게 뛰어넘는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 배경에는 급등하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관을 걸어 잠그겠다고 예고하면서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전이 발전사들에서 전력을 사올 때 적용하는 전력도매가격은 최근 급등하고 있지만, 전력판매단가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점도 적자를 키우고 있다. 

한전은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5원 인상됐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지난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연말이면 회사채 발행 여력이 남지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상반기 못지않은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전기요금 정상화를 해야 하며 관련 제도의 개선과 법 개정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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