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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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대통령의 정상 회담에서 낯선 단어가 많이 나왔다.

이든 대통령이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에 사인을 했다든지, 용산의 ‘피플스 하우스’에서 양국 정상 회담이 열리고 기자회견을 했다든지 하는 용어들이다. 양국 회담의 분위기를 묻는 기자들에게 양국 정상의 분위기는 대단히 ’케미‘했다는 대답을 듣기도 했다.

또한 정상 회담 발표문에는 ‘소형 원자로’(SMR)의 기술 협력 및 세계 공급에도 힘을 합하기로 했다는 구절이 있다.

대통령 집무실 명칭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는 국민 의견을 모으기로 하고 작업을 진행 중이며 6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아직 명칭 미정인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미 정상 회담이 열리니까 전 세계 매스컴에서는 장소를 각각 표기했다.

그 중에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는 윤 대통령이 제안한 적이 있다는 명칭이었다. 윤석열 대통령 측은 21일 한미정상회담 관련 백악관 발표 자료에서 용산 대통령실 명칭이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로 표기된 데 대해 "윤 대통령의 과거 인터뷰 내용을 보고 그렇게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정을 공지하는 보도 자료에서 22일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피플스 하우스'에서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될 공동기자회견 역시 '피플스 하우스'에서 연다고 했다.

그러나 윤대통령 실에서는 공식적으로 "우리가 요청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임의로 쓴 것일 뿐 아직 확정된 명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인 지난달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한 인터뷰에서 새 대통령실 이름으로 '피플스 하우스'를 처음 제안한 일이 있다. 대통령실은 국민 공모를 통해 6월 중 최종 명칭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땅에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평택의 삼성 반도체 공장이었다. 마중 간 윤대통령과 함께 종이 대신 ‘웨이퍼’(wafer)에 방문 기념 메모리를 쓰고 서명을 했다.

웨이퍼란 도대체 무엇인가?

반도체 하면 흰 방진복을 입은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는 반짝이는 원판이 떠오른다. 이 반짝이는 원판이 웨이퍼이다. 웨이퍼의 사전적 의미는 물렁물렁한 물체를 말한다. 반도체 공학에서 쓰는 웨이퍼는 보통의 개념과는 다르다. 전자 기기의 보드를 만드는 밑판으로 여기에 회로를 심는다. 대체로 색깔이 희며 판위에 글씨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원 자료는 모래에서 추출한다. 삼성 전자에서는 아주 의미있는 기념품이 될 것이다.

윤-바이든 회담의 공동 발표문에는 소형 원자력 발전기(SMR) 공동사업에 관한 조항이 있다.

문 대통령 시절에 ‘탈원전’이라는 시대에 역행하는 정책의 고삐에서 풀려나 이제 세계를 향해 나아가자는 중요한 협력 사업이다.

소형 원전(Small Modular Reactor)이란 친환경 발전에 가장 적합한 원자력 발전의 한 모듈을 말한다.

SMR은 특성상 원자로 냉각제 배관 파손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가능성이 없어 일반 원전대비 안전성이 높고, 발전용수가 적게 들어 해안이 아닌 내륙에도 건설이 가능하며, 건설비용이 저렴하고 건설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윤 대통령은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만찬에서 건배사로 예이츠의 시 구절 "인간의 영광이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생각해보라. 나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들을 가진 데 있다"는 구절을 인용했다.

아일랜드 출신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는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영시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서, ‘최후의 낭만주의자’로 불리며 19세기의 낭만주의 시와 현대시의 가교 역할을 한 시인이다.

바이든은 조상이 예이츠와 같은 아일랜드 인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으며 예이츠의 시를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바이든은 이 건배사에 “같이 갑시다”로 화답했다. 이날 만찬을 기자들은 화학 용어로 화합이 잘된다는 의미인 ‘케미’(chemistry)라는 단어로 기록했다.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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