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소설가
언론인,소설가

문재인 정권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런데 떠나는 날까지 새로운 정권을 괴롭히고 있다. 정치인들이 입에 올리기를 싫어하는 ‘정치보복’이라는 것을 마지막까지 하고 있지 않나하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

세상에 없는 온갖 꼼수를 다 동원해서 국민 과반수가 반대하는 소위 ‘검수완박’법을 국회서 통과시키자 국정의 책임자인 대통령은 5년 동안 한 번도 쓴 일이 없는 꼼수를 써서 당일 몇 시간 만에 국무회의를 통과 시키고 공표하기에 이르렀다.

이 법이 문 정권의 퇴진 후를 보호해 줄 것으로 믿는 모양이다.  문재인 정권은 그뿐 아니라 새 정부가 탄생하는 것까지 방해를 하고 있다. 내각 구성을 못하게 하는 꼼수를 다시 동원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는 청문회에서 국회 동의를 얻어야 임명할 수 있다. 국회 동의를 받은 총리가 국무위원을 추천해야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절차를 꼼수로 가로막고 새 정부의 내각 구성을 못하게 하려는 꼼수를 내비치고 있다. 심지어 자기들이 두려워하는 장관을 임명취소하면 총리를 인준해 주겠다는 꼼수 흥정까지 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나돈다.

이쯤 되면 정당도 정부도 아니다. 민주당과 문 정부의 행태는 마지막까지 대선에서 진 분풀이를 하려는 것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2022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에서 졌을 때 이미 국민은 윤석열 정권을 택한 것이다. 문 정권과 민주당은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잃은 것이다. 10%든 0.73%든 상관이 없다. 국민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물러나라는 엄중한 선택을 한 것이다.

2년 전 민주당 국회의원이 180석을 얻어 국민들로부터 신임을 받았지만 2022년 3월 9일로서 국민은 그 선택을 바꾼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검수완박’에 대해서도 국민의 60%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며칠 앞두고 있지만 지지율이 높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40%의 지지율의 뜻은 60%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검수완박의 반대 수치와 일치한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만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41%밖에 지지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는 48%이상의 높은 지지를 얻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 짓을 하면서 새로 오는 정권의 집무실 마련까지 심술을 부린다는 것은 ‘역(逆)정치보복’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검수완박의 후속 조치로 만들어야 하는 중수청 창설에서 민주당은 또다시 어떤 꼼수를 쓸지 국민은 불안하다. 이 법안을 통과 시킬 법사위 위원장은 하반기 국회부터 국민의 힘이 맡도록 약속이 되어 있지만 민주당은 재검토해야겠다는 말을 슬쩍 꺼냈다. 약속을 파기하겠다는 의도를 비친 것이다. 또 무슨 기상천외한 꼼수가 나올지 국민은 벌써부터 걱정이다.

민주당이 약속을 어기는 핑계로 검수완박 때 국민의 힘이 국회의장 중재안을 합의해 놓고 바꾸었으니 우리도 바꿀 수 있다는 논리를 들고 나올 것이란 관측도 있다.

국민의힘 당의 합의파기는 중대한 신의 상실임에 틀림없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국민의 힘의 경솔함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검수완박의 법률 공표가 정당화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문대통령은 국무회의 시간을 하루에 두 차례나 바꾸면서 국회의 법안 오기를 기다렸다가 한시간만에 국무회의에서 뚝딱 통과 시키고 공표하면서 검찰개혁을 드디어 완수했다고 손을 털어 보였다. 그 표정을 보는 국민의 눈은 씁쓸하다. 어느 신문은 ‘문대통령이 체통과 갑옷을 맞바꾸었다’고 통탄하는 칼럼을 실었다.

그러나 그 갑옷이 과연 창을 막는 방탄복이 될지, 무거워서 오히려 거동을 못하게 하는 방해물이 될지 모를 일이다.

문 대통령의 체통을 버린 이 선택은 일생에 후회할 일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은 훗날 역사가 가름할 것이다.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