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위원 6명 중 4명 추가 인상 의견
한국은행, 연내 2~3회 기준금리 인상 관측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서울 시내의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한국은행(한은·총재 이주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위원들 다수는 물가 상승이 가파른 만큼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한은이 연내 금리를 2~3회 가량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은은 15일 금통위 의사록(2월 24일 개최)를 공개해 이같이 밝혔다. 위원 6명 중 4명이 연내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날 금통위에서는 이전 세차례 금리 인상 후 시장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25%로 동결했다.

위원 다수가 인상 의견을 낸 데에는 높아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압력과 시중 유동성 증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사록에는 "국내경제는 회복흐름을 기조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GDP갭률이 상반기 중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목표치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압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는 내용이 결론으로 담겼다. 위원들은 대체로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위원은 "물가의 경우 조사국 금년 전망치가 3.1%로 크게 높아지고 근원물가 전망치도 2.6%로 상향수정되었지만, 최근의 국제유가 흐름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감안하면 상방리스크가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물가상승압력이 공급측 요인에 크게 기인하면서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커졌으나 지난해 이후의 회복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가의 상방리스크는 더욱 증가했으며 금융불균형 상황은 여전히 주의를 요하는 수준으로 판단된다. 앞으로도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축소해가는 방향으로 기준금리를 운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위원은 "최근 들어 해외 주요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인플레이션 관리가 주요국 통화정책의 핵심현안으로 떠올랐다. 우리 경제의 경우에도 수입물가 상승률이 작년 중반 이후 20∼30%대의 높은 수준에서 상당기간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3% 중후반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 수준과 높은 유동성 증가세의 지속 등은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가 여전히 상당히 완화적임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경기회복 흐름이 지속된다면 추가적으로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의 동향, 국내경기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 등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적정시점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위원은 "금융상황을 보면 시장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심리가 일부 위축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13%대로 높아진 M2(광의통화) 증가율이 올해 들어서도 하락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주식‧회사채를 통한 기업 자금조달도 큰 규모로 이루어지는 등 완화적 금융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최근 주택가격의 상승세가 크게 둔화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완화되고 있으나, 기업부문으로 신용공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취약부문에 대한 금융지원 과정에서 신용리스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자금공급이 상당 규모 누적되어 있을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이와 같은 국내경제의 성장, 물가 및 금융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더욱 축소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위원은 "국내경제는 회복흐름을 기조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GDP갭률이 상반기 중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되고, 목표치를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의 상방압력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축소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위원은 "향후 가장 중요시해서 볼 변수는 물가 관련 변수이지만 대외요인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로 초래되는 자산시장의 불확실성, 그리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글로벌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를 위해 시장 모니터링과 시장참가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급격한 시장 변동성 증가 시 시장안정 조치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금융불균형과 관련해서는 주택시장에서 수익추구를 위한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 그리고 상업용부동산 부문에서 비생산적인 자금수요가 증대되고 있는지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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