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결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한국은행 제공)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기존 1.2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도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투자자·애널리스트 등 채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0명 중 88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12명만이 인상을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19로 시장침체가 예상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로 낮췄다. 이후 지난해 8월과 11월에 다시 금리를 인상했고 올해 1월에도 올리는 등 연속 세 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금리인상의 정책효과를 두고 보며 숨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리인상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 빠르게 안정화 되고있는 주택가격 상승률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앞으로의 기준금리 인상은 그 동안의 금리인상 영향을 점검하면서 보다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 추가 인상 시점은 7월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경제지표는 양호한 성적을 낸 점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1.7%,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2%, 전년동월 대비 6.5% 늘었다.

다만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는 114.24(2015년 100기준)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0.9% 상승한 수치로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산품이 큰 폭 오르는 등 전체 생산자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 리스크 등은 한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과 빨라진 미 금리인상 속도, 이미 높아진 시중 채권금리 등을 고려하면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만약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2분기 1.50%, 3분기 1.75%, 4분기 2.00%로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14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 상황에 비하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1.5%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금통위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내(3월 말) 마지막 금통위다. 이 총재는 재임 8년 동안 기준금리를 9차례 인하하고, 5차례 인상했다. 취임 당시 2.50%였던 기준금리를 코로나19 위기로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인하했다가 1.25%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퇴임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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