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결정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한국은행(한은)이 기준금리를 기존 1.25%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당초 관련 업계에서도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투자자·애널리스트 등 채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0명 중 88명이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12명만이 인상을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 2020년 5월 코로나19로 시장침체가 예상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0.5%로 낮췄다. 이후 지난해 8월과 11월에 다시 금리를 인상했고 올해 1월에도 올리는 등 연속 세 차례 인상을 단행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금리인상의 정책효과를 두고 보며 숨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리인상 효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최근 빠르게 안정화 되고있는 주택가격 상승률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도 "앞으로의 기준금리 인상은 그 동안의 금리인상 영향을 점검하면서 보다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 추가 인상 시점은 7월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도 경제지표는 양호한 성적을 낸 점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를 보면 지난해 4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1.7%, 전년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2%, 전년동월 대비 6.5% 늘었다.
다만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은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는 114.24(2015년 100기준)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0.9% 상승한 수치로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손진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팀장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산품이 큰 폭 오르는 등 전체 생산자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 긴축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정학 리스크 등은 한은의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국내외 물가상승 압력과 빨라진 미 금리인상 속도, 이미 높아진 시중 채권금리 등을 고려하면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만약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다면 2분기 1.50%, 3분기 1.75%, 4분기 2.00%로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14일 금통위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성장·물가 등 실물경제 상황에 비하면 여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며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1.5%가 되더라도 긴축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금통위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내(3월 말) 마지막 금통위다. 이 총재는 재임 8년 동안 기준금리를 9차례 인하하고, 5차례 인상했다. 취임 당시 2.50%였던 기준금리를 코로나19 위기로 사상 최저치인 0.50%까지 인하했다가 1.25%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퇴임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