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금융시장 불확실성 커져..24시간 점검"
美, 英 등 서방국가, 러시아 경제 제재 한뜻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에 새로운 병력과 군 장비가 집결해 있다.(뉴시스 제공)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쪽으로 20㎞ 떨어진 러시아 벨고로드에 새로운 병력과 군 장비가 집결해 있다.(뉴시스 제공)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진입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비상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실시간으 모니터링 한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국은행(한은) 총재는 22일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주재, 최근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 총재는 "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성장, 물가 등 실물경제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해 이번 사태의 진행 상황과 국내외 금융·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도 이날 금융위 간부들과 함께 시장동향과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고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다 긴박하게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지면서 증시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오후 들어 증시 변동성이 다소 축소되는 등 아직까지는 큰 충격으로 파급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여지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보다 긴박하게 전개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밤 휴일 이후 개장하는 미국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 등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지고 밀도있게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도 '긴급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미국·유럽 등 서방국가 간 외교·군사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24시간 비상대응 체계를 구축해 불확실성 확대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찬우 수석부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주요국의 금융·수출 관련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석유 등 원자재 가격급등·교역위축이 불가피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결합해 금융시장의 신용·유동성경색 위험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외국인 투자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해야 한다. 증권사 단기유동성·외화약정 가동 내역 점검을 통해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 등 단기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관련 리스크가 코로나 상황에서 다른 요인들과 결합해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유관기관과 협조해 금융시장 불안요인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있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의 독립 승인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해당 지역에 평화유지군 파견도 지시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뜻을 모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에서 "러시아는 더는 서방으로부터 돈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시장, 유럽 시장에서 신규 국채로 거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도 경제 제재에 동참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러시아 로시야은행, IS은행, 제너럴은행, 프롬스비아즈뱅크, 흑해은행 등 은행 5곳을 상대로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영국 매체 가디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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