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4일 2021년 실적 공시 예정
영업손실 5조↑…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적자
산업부 산하 기관 중 '성비위 징계'도 최다

한국전력공사 사옥(뉴시스 제공)
한국전력공사 사옥(뉴시스 제공)

[스페셜경제=원혜미 기자] 지난해 각종 사고와 함께 ‘칼날 경영’을 해온 한국전력(사장 정승일)이 마침내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한전은 24일 2021년 결산 실적을 공시한다. 전문가들이 우려와 함께 경고했던 대로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적자 발표가 예상된다.  지난해 발전 연료비 상승에 이은 '연료비 연동제' 시행이 미뤄진 게 주 요인을 꼽힌다. 오는 3월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요금인상 등 적자폭을 줄이려는 조처를 선제적으로 하지 않은  '경영 미숙'도 적자폭을 키우는데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따른다.

한전은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은 45조564억원이었다. 전력 판매량 증가로 1조1794억원이 늘었다. 이에 따른 영업손실은 1조1298억원로 껑충 늘었다.

그동안 한전 경영은 국제 유가에 절대적으로 의존했다. 지난 2016년은 저유가 호황 으로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인 12조원을 기록하고, 2017년에는 4조9532억원으로 감소했다. 2018년에는 2080억원, 2019년에는 1조276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저유가 효과에 4조86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대부분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영업이익이 '널'을 뛰었다. 2021년 사상 최악의 영업 이익이 점쳐지는 것은 지난해에는 원유, 천연가스, 석탄 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발전 연료비 증가분을 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의 시행이 지연되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금융위기로 국제 유가가 치솟았던 2008년에는 영업적자가 2조7981원이었다. 관련업계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5조1006억원이라고 내다본다.

한전은 특히 4분기에 연료비가 급등해 영업적자 규모가 대폭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21년 4분기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1달러, 뉴캐슬 유연탄은 t당 146달러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 모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며 4분기에만 2조60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중 성희롱 등 최다 성비위 사건이 발생한 기관으로 집계 돼 이미지 마저 실추되고 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실은 최근 5년(2017~2021년)간 산업부 산하 총 39개 공공기관 가운데 한전이 총 25건의 관련 사건을 처리해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17년 3건, 2018년 5건, 2019년 6건, 2020년 3건, 2021년 8건이었다.  한전은 이와 별도로 지난달 사내 성희롱 사건 관련 직원 1명을 해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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