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가 하락, 세계 의료당국 ‘팍스로비드’ 사용승인 여부 관건

[스페셜경제=선호균기자] 셀트리온그룹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의 대체재로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급부상하면서 셀트리온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는 올해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를 비롯해 유럽의약품청(승인권고), 유럽연합집행위원회(정식품목허가), 페루 의약품관리국(조건부사용허가), 호주 식품의약품안전청(조건부허가)으로부터 품목허가 또는 조건부 사용허가를 받았다. 셀트리온은 한국, 유럽, 남미, 호주 등지로 렉키로나의 사용 가능 국가를 확대하는데 역량을 쏟았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렉키로나는 레그단비맙 성분으로 구성된 정맥주사용 항체 치료제다. 60분간 정맥에 약물을 투여해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도록 사용될 예정이다. 

셀트리온그룹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그룹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 (셀트리온 제공)

지난 27일 식약처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긴급사용승인했다. 늘어나는 코로나19 확진자 추세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병상과 의료진의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진의 도움 없이 환자 스스로 복용할 수 있도록 해 위기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를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가 대체해서 사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치료제의 대상군도 비슷하고 작용기전도 유사하며, 무엇보다 의료진이 없어도 효능을 발휘한다는 점이 팍스로비드의 장점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주가 하락세에 직면해 있다. 지난 28일 21만20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셀트리온 주가는 29일 전일대비 1만1000원(5.19%) 하락한 20만1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다른 국가의 의약품 관리 당국에서도 국내 식약처처럼 사용승인이 이뤄질 경우 셀트리온 렉키로나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 경구용 알약 팍스로비드 (뉴시스 제공)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 경구용 알약 팍스로비드 (뉴시스 제공)

반면 증권업계는 셀트리온그룹의 실적 개선 전망속에 렉키로나의 판매가 본격화될 경우 셀트리온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델타변이에 이어서 오미크론 변이까지 확산된 점을 꼽았다. 

하나금융투자 이홍재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 렉키로나 의약품은 유럽의약품청의 정식 승인이 나면 세계 의료시장으로 수출이 본격화 될 것”이라며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의 한병화 연구원도 “셀트리온 렉키로나가 유럽의약품청의 판매 허가 이후 그동안 진행돼왔던 국가들과의 계약이 완료되면서 수출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렉키로나의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셀트리온헬스케어의 4분기 영업이익률이 15%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