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시장, 올해 273억달러 규모로 성장
애플과 3배 차이…점유율 확대 위해 독자노선 포기

갤럭시 워치3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워치3 (사진=삼성전자)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전략이 '실리주의'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스마트워치 자체 운영체제(OS)를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선회, 구글과의 통합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 출시된 신제품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원가 절감, 중저가 라인업 강화를 통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늘리는 데 집중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 19.6%였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을 1분기 21.8%로 끌어올렸다. 

스마트폰에서 실리주의 전략이 통하자 이번에는 웨어러블에서도 같은 전략을 택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웨어러블 시장은 지난해 2~30대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곶간을 채워준 효자였다. 5G(5세대 이동통신),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과 결합해 활용처가 넓어진 만큼, 검증된 플랫폼을 채택함으로써 웨어러블 매출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공식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도 구글의 통합 플랫폼 도입을 공식화했다. 윤장현 무선사업부 SW 플랫폼 부사장은 “오랜 전략적 파트너인 구글과 협업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나의 통합된 스마트워치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면서 “새로운 플랫폼에 힘입어 앞으로 스마트 워치와 스마트폰 간 연결 경험은 더욱 쉽고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구글도 온라인으로 진행된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1’을 통해 “구글 웨어 OS와 삼성전자 타이젠을 결합한 웨어러블 통합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양사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웨어OS는 구글이 개발한 웨어러블 기기 전용 안드로이드 OS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리눅스 기반의 타이젠을 웨어러블 OS로 적용해 왔다. 구글 의존도를 낮추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2014년부터 갤럭시워치에 타이젠을 탑재해왔지만, 애플 생태계에 대항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삼성전자 웨어러블에만 적용되는 독자 OS였던 탓에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태블릿과 연동성이 떨어졌다. 앱과 같은 콘텐츠도 부족해 기능의 다양화와 같은 사용경험의 확장에서 미흡했다. 일례로 갤럭시워치는 카카오톡 전용 앱이 없다. 반면 애플은 iOS를 기반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모바일 기기를 매끄럽게 오가는 애플 생태계를 구현하면서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더욱이 스마트워치를 비롯한 웨어러블은 유망한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전년 대비 28.4% 늘어난 4억4468만대로 추정된다. 또다른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추산치는 더 높다. 전년보다 37.2% 늘어나 5억2700만대에 달한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전세계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약 78조원 규모에 육박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올해에도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가의 스마트폰 대신 가격 부담이 덜한 웨어러블을 구입하는 립스틱 효과가 지속되고 있다. 또 대면 활동이 부쩍 줄어들면서 운동처방이나 식단관리 등 대면으로 이뤄지던 전문 관리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운동량과 심박수를 측정하는 것은 물론, 심전도·혈압 측정, 운동별 피드백, 수면상태 등 생활 습관 측정, 낙상사고 등 위험감지 등 일상생활 속에서 건강과 안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웨어러블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웨어러블 시장에서 존재감이 낮다. IDC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으로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 시장 점유율 1위는 애플로 34.1%였다. 전년보다 출하량이 35.9% 늘면서 애플의 입지는 공고해졌다. 중국 샤오미는 IoT 플랫폼으로 연결된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제품의 연결성을 강화하며 2위(11.4%)에 올랐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9%로 4위에 그쳤다. 다만 출하량이 27.3% 증가하며 기지개를 폈다. 

웨어OS 구동 이미지. (자료=구글)

삼성전자는 웨어러블에서의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공산이 크다. 그 시작은 스마트워치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스마트워치 시장은 지난해 약 228억달러에서 올해 273억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갤럭시워치는 지난해 3분기 전세계 시장 3위로 올라서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관건은 애플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점유율 28%였지만 전년 동기 대비 18% 성장,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 매출의 절반 가량을 가져갔다. 4분기에는 처음으로 선보인 보급형 스마트워치 애플워치SE가 좋은 평가를 받은 덕에 한층 매출이 탄력받은 결과, 점유율이 40%에 달했다. 양사의 격차가 3개월 만에 18%포인트에서 30%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스마트워치의 경쟁력은 결국 브랜드보다 편의성이다. 샤오미의 경우, 가성비와 편의성을 내세워 지난해 전체 매출 1522억위안(약 26조4249억원)의 44.3%(674억 위안, 한화로 약 11조7019억원)가 웨어러블을 포함한 IoT 제품군에서 나왔다. 삼성전자도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중교통(티머니), 카페(스타벅스) 등에서 갤럭시워치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했고, 갤럭시로 브랜드를 통합해 연결성을 강화하는 중이다.

세계 최대 OS 생태계를 구축한 구글 플랫폼을 탑재하게 됨에 따라 편의성 강화는 물론, 갤럭시 생태계를 확장하고 스마트폰부터 스마트워치까지 안드로이드 기기의 동반 매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한편, 오는 8월 갤럭시워치4와 갤럭시워치 액티브4가 동시에 출격할 예정이다. 워치는 전작보다 크기를 키우고 액티브는 다소 줄인다. 디자인에서 좀더 차별화해 다양한 수요를 노리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기능도 다소 차별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센서를 활용해 혈당을 측정하는 비침습 혈당 측정은 지원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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