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강민철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첫 야간 발사를 앞두고 발사대에 무사히 안착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5일 오전 10시42분, 누리호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까지의 이송을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는 누리호의 네 번째 비행이자, 사상 첫 새벽 발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항우연에 따르면, 당초 오전 7시20분 예정됐던 이송은 기상 악화 예보로 지연돼 오전 9시경 시작됐다. 누리호는 무인 특수이동차량인 트랜스포터에 실려 약 1.8km 구간을 시속 1.5km 이하의 속도로 이동했으며, 이송에는 약 70분이 소요됐다.
이후 항우연은 발사대 기립 작업과 함께 전원 및 추진제 공급을 위한 엄빌리컬 연결, 기밀 점검 등 본격적인 발사 준비에 돌입했다. 이날 예정된 작업이 모두 완료되지 않더라도 26일 오전까지 추가 점검이 이어질 예정이다.
핵심 일정은 26일 열릴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 회의다. 이 회의에서는 기술적 준비 상태와 발사 윈도우, 기상 조건,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추진제 충전 여부와 함께 최종 발사 시각이 확정된다.
현재 유력한 발사 시각은 27일 새벽 12시55분으로, 이번 발사가 야간 시간대로 정해진 배경에는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차중3호)의 임무 조건이 있다.
차중3호는 고도 600km 상공에서 지구 자기권과 오로라, 대기광 등을 관측하기 위한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해야 하며, 광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에만 임무를 정확히 수행할 수 있다.
항우연은 이를 위해 이미 야간 점검과 새벽 발사 시뮬레이션 훈련을 모두 마쳤으며, 관련 장비도 조정해 놓은 상태다. 기상 변수나 기술적 이상이 없는 한, 누리호는 27일 새벽 대한민국의 우주 기술력을 또 한 번 입증할 도전에 나서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