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른 여동생, 최용권 회장 상대 ‘수천억원’ 빼돌렸다” 의혹 제기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시공능력평가 기준 33위 삼환기업이 ‘남매의 난’이 발발할 조짐이다. 삼환기업 최용권(64) 명예회장이 친동생으로부터 비자금 조성 혐의로 고발됐다.

삼환기업측에서는 ‘사실무근’ 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친동생이 검찰에 직접 고발조치한 데 이어, 삼환기업 노조 또한 ‘공공연한 비밀’을 거론하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는 모양새다. 삼환기업은 국내 토건 1세대 건설사로 1973년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중동지역에 진출한 업체로 유명하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비자금 논란이 한 차례 일었으며 이번이 두 번째 비자금 논란인 셈이다.

노조, “美 샌프란시스코 및 日 동경지사 유지도 ‘같은’ 이유”
부실저축銀 및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징역3년, 집유 4년 선고


삼환기업이 남매간 전쟁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배종혁)는 최모씨가 자신의 친오빠 최 회장을 상대로 수천억원대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여동생 최씨는 고발장에서 최 회장이 4500억원 상당의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고 비자금을 조성했다며 외국환거래법 위반, 조세포탈 혐의 등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 회장이 해외 사업 수주 과정에서 일부 자산을 미국 법인 등으로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하와이 별장 등 해외 부동산을 매입해 비자금을 세탁·은닉한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동생 최씨는 삼환기업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2년 전 선친인 최종환 전 회장이 사망한 후부터 재산분배 과정에서 최 회장과 적잖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이미 지난 4월 부실저축은행과 계열사 등을 부당 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상태여서 검찰 수사 결과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는 상태다.


진화 나선 삼환‥“배 다른 여동생”


삼환기업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삼환기업 관계자는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최 회장의 여동생이 유산 상속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없는 사실을 만들어 악의적으로 고발한 것 같다”며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및 해외부동산 취득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여동생은 회사의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어 비자금 조성 자료들을 수집, 취합할 수도 없는 위치”라며 “자료에 신뢰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복 여동생이다 보니 사이가 좋지 않아 이런 일을 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과 여동생 최씨는 2012년 9월 아버지 최종환 전 회장이 별세한 이후 유산 분배 과정에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동생 최씨는 회사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수사 철저히 해달라” 촉구


반면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삼환기업 지부는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삼환기업 지부는 “최 회장의 해외 비자금 형성은 과거 기업내부에서는 공공연한 비밀 이었다”며 “20년 이상 아무런 업무도 없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지사와 일본 동경지사를 유지한 이유가 최 회장의 해외 비자금 관리 때문이라고 모든 임직원들이 추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회장이 회사 보유의 타사 주식들을 불법적으로 매각해 수십억대의 차명계좌를 만든 증거가 포착돼 서울중앙지검에 추가 고발한 상태”라며 “검찰이 진실을 외면하고 방임한다면 국민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상기 할 것이며 더 이상 대한민국을 ‘법치국가’라고 믿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에도 비자금 논란


삼환기업은 지난 2012년 워크아웃 당시에도 비자금 논란을 겪었다.

삼환기업은 지난 2012년 주택사업 난항과 공공 토목사업 발주 감소로 자금난을 겪다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이후 5일만에 법정관리에 돌입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노조에서는 최용권 회장이 사재출연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비난했다.

또 같은 해 11월에는 최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상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했는데 당시 노조는 최 회장이 오랜 기강 현장에서 횡령을 통해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조성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삼환기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검찰 수사 후 모두 무혐의처리를 받았다. 단, 계열사 자금이 일부 문제가 되고 있지만 노조에서 주장하는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이미 모두 무혐의처리가 된 사항”이라고 밝혔다.


토목 1세대‥삼환기업 계열사 지배


삼환기업은 삼환기업이 삼환기술개발 등 계열사를 중심으로 수직계열화하고 있다. 삼환기업은 삼환기술개발(94.53%), 회현상사(90.00%), 칠성흥업(100.00%), 삼환컨소시엄(56.00%), 나우빌코리아(100.00%), 판교에스디쓰리(100.00%), 현리환경(100.00%). 그린라이트 컨스트럭션 엔지니어링 인더스트리(95.00%). 삼환 코퍼레이션(100.00%), 삼환 LLC(100.00%) 등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삼환기업은 토목 62.61%, 건축 25.31%, 플랜트 3.74%, 유전 6.83%, 기타(임대) 1.51%로, 전체 매출 중 국내 비중이 79.72%, 해외 비중이 20.28%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토목건설 위주에서 탈피, 원자력 및 고속철도, 환경 신기술, 리모델링 사업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토목 1세대로 알려져 있는 삼환기업을 둘러싼 남매 간 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치달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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