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 막론 ‘거미줄 인맥’…영업부진 최대위기 막을까

[스페셜경제=현유진 기자]새해가 밝아오며 장기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강조했던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신년사와는 달리 최근 GS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실적부진에 대내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해 GS그룹의 연간 매출액은 9조5천832억 원으로 지난 2012년보다 1.4%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9.3% 줄어든 5천521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24% 감소한 4,352억 원으로 집계됐다.


더불어 STX에너지(현 GS이앤알) 인수로 인해 기대하던 시너지 효과 역시 현재로서는 그다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는 판국이다. 이와 같은 연속적인 실적 반등으로 인해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던 GS그룹의 인맥들이 이번 부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GS그룹의 혼맥을 짚어봤다.


GS그룹의 역사는 LG그룹의 창업자 구인회 회장과 동업자 허만정씨로부터 시작된다.


LG그룹의 ‘초기 자금줄’이라 불리는 허만정씨는 1947년 락희화학공업이 설립할 당시, 아들 故허준구씨(LG건설 명예회장)가 영업이사로 참여하는 조건으로 창업자금을 대줬다.


이에 허 회장은 반도상사(현 LG상사)를 거쳐 금성사(현 LG전자) 부사장에 오른뒤 1968년 반도상사 사장을 시작으로 1971~1982년 금성전선(현 LS전선)의 경영을 책임지며 LG그룹의 창업멤버로 LG그룹 발전의 발판이 됐다.


지난 2005년 1월 LG그룹이 각각 초대형 그룹 분사했을 때도 “재산 분배를 두고 다투는 것은 우리 사이를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두 가문은 끈끈한 정으로 동업을 맺었다.


현재 구 씨 가문이 맡은 LG그룹은 전자·화학·LCD등을 허 씨 가문이 맡은 GS그룹은 정유·유통·홈쇼핑·건설 분야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GS그룹은 출범 초기 48개 계열사에서 현재 70여개가 넘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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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허정구 회장 ‘자리 메웠다’


GS그룹의 토대는 경상남도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의 만석꾼 故허만정씨로부터 다져졌다. 허 씨와 부인 故하위정 여사 사이에서 허정구 회장을 포함한 8명의 아들이 탄생했으며 이들은 각각 GS그룹의 경영과 함께 삼양통상, 승산, 코스모 등을 통해 계열사를 늘리는데 이바지했다.


장남 故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은 삼성그룹 초창기 멤버로 삼성물산 대표도 역임한 바 있다. 부인 이행좌 여사사이에 3남2녀를 낳았으며 1999년 허정구 회장이 사망한 뒤 장남 허남각 회장이 삼양통상 회장 자리를 메웠다.


허남각 회장은 보성고를 나와 서울대 상대와 미국 시카고대 대학원을 거친 수재로 1963년부터 삼양통상의 경영을 시작했다. 허 회장의 부인인 구자영씨는 전 이화여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를 지냈으며 이들은 슬하에 1남1녀를 뒀다. 장녀 정윤씨는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 아들 정대호씨와 결혼해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씨와 사돈으로 맺어진다. 정의선씨는 정문원 회장의 조카사위다.


더불어 사돈인 정문원 전 회장의 동생 정도원씨 삼표회장을 통해 현대차그룹과 故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LS그룹과도 연결되는 폭넓은 인맥이 형성됐다. 정문원 전 회장은 두산그룹 故 박용오 전 회장과도 동서 사이로 알려졌다. 허 회장의 아들 준홍씨는 GS칼텍스 상무로 재직 중이다.


허정구 회장의 장녀 허영자씨는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3형제를 뒀다. 장남 김성식씨는 현재 벽산 대표이사로 있으며 차남 김찬식씨는 벽산 건설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딸 김은식씨는 서울대 음대 기악과를 나온 바이올리니스트로 전 재불 한국문화원장의 차남인 첼리스트 양성원씨와 혼인해 음악가 집안을 꾸렸다.


김희철 회장의 동생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은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동서사이로 박정희 전 대통령 집안과도 혼맥을 형성했다.


故허정구 회장의 차남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보성고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인재로 1973년 호남정유로 입사해 40년 가까이 석유의 길을 달렸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부문의 최고권위를 자랑할 만큼 대표적인 ‘에너지 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최근 허 회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제8대 신임 회장에 선출되는 등 공익사업에도 앞장서고 있다.


허 회장은 김선집 동양물산 전 회장의 장녀 김자경여사와 혼인해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다. 현재 장남 허세홍씨는 GS칼텍스의 부사장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동건 전 부산방직 회장의 딸 이희정씨과 결혼했다. 차남 허자홍은 에이치플러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장녀인 허지영씨는 이병무 아세아시멘트 회장의 차남 이인범씨와 결혼했다. 허정구 회장의 차녀 허영숙씨는 소설가인 윤후명 전 한국문학원 원장과 혼인했다.


‘정재계 최강 인맥’ 허광수 회장


허 회장의 세 번 째 아들인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상대를 거쳐 미국 스텐퍼드대 대학원을 마쳤다. 특히 GS그룹의 혼맥 내에서도 허광수 회장의 혼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 정도로 힘 있는 인맥으로 자랑하고 있다.


허 회장은 故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의 딸인 김영자여사와 결혼했으며, 손아랫동서가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다. 정 의원은 범 현대가 창업주 故정주영 회장의 6남으로 현재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큰처형인 김영애씨는 모건스탠리 부사장을 지냈으며, 작은 처형 김영숙씨는 초대 해군 참모총장과 국방부장관을 지낸 故손원일 장군의 장남이며 홍정욱 새누리당의원의 장인인 손명원 전 쌍용차 사장과 결혼했다.


허광수 회장의 혼맥은 언론가에서도 막강하다. 김영자 여사와의 사이에 둔 자녀들이 모두 언론가문과 연을 맺었다. 장녀 허유정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장남인 방준오 조선일보 이사 대우와 혼인하였으며, 장남 허서홍씨는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의 장녀 홍정현씨와 결혼했다.


한편, 故허만정 창업주의 2남 故허학구 전LG전선 부회장은 최필선씨와 결혼해 1남 3녀를 낳았다. 허학구 부회장은 1970년 LG그룹 2세 경영자였던 구자경 회장이 취임하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1968년 인쇄회로기판(PCB), 섬유강화플라스틱(FRP)등을 생산하는 정화금속을 설립했다. 장남인 故허전수 새로닉스(구 정화금속)회장은 1971년 미국 센트럴 미시간대를 졸업하고 74년 정화금속 총무이사로 입사해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았으나 2010년 사망했다.


허전수 회장은 배진숙 여사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두었으며 장남 허제홍씨가 새로닉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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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0억원 적자 책임…두터운 혼맥 “자리차지에만 사용돼?”



▲ 현 GS그룹 허창수 회장

故허준구 회장‥GS그룹의 ‘중심’


故허만정 창업주의 아들 중 실제 GS그룹의 핵심은 故허준구 회장을 꼽을 수 있다. 故허준구 회장은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故구철회씨의 장녀 구위숙 여사와 혼인했다. 슬하에는 5형제를 두었다.


현재 장남 허창수 회장은 GS그룹을 총괄하고 있으며 경남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세인트루이스대 경영대학원을 마친 후 1977년부터 그룹에서 일하다 1995년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아버지가 맡고 있던 LG전선 회장을 이어받았다. 2002년부터 LG건설을 지휘하며 분가를 결정했다.


허 회장은 故이철승 상공부 차관 딸인 이주영 여사와 결혼하여 슬하에 1남1녀를 두었다. 장남인 허윤홍씨는 미국 세인트루이스대를 나온 후 현재 GS건설의 상무로 일하고 있다. 윤홍씨의 누나 허윤영씨는 김앤장 대표변호사인 김영무씨의 장남 김현주씨와 결혼하여 법조계와도 혼맥을 형성했다.


허준구 회장의 둘째아들 허정수 GS네오텍 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대 LG전자 상무로 일하다 1996년 LG기공으로 자리를 옮겨 독립했다. 허 회장은 부인 한영숙 여사와의 사이에서 2남을 낳았다. 장남 허철홍씨는 (주)GS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셋째아들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와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을 마치고 호남정유(현 GS칼텍스)에서 근무했다. 2000년대 LG전자 중국 지사 부사장을 거친 뒤 2001년부터 GS칼텍스 경영전략본부장·경영혁신본부장을 거친 후 현재 부회장을 재직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부인 이영아씨와 2남을 두었으며 장남 허치홍씨는 GS글로벌에서 일하고 있다.


넷째아들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은 경복고와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나와 LG전자 청소기 공장장, 영국 뉴캐슬 법인장 등을 거쳐 GS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허 사장은 노재현 전 국방부장관의 딸 노경선여사와 결혼하여 2남을 가졌다.


막내아들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는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과정을 밝았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장녀인 이지원 여사와 혼인했으며 금융권 경력을 살려 88년 LG증권 국제조사팀 과장으로 입사한 바 있다. 이후 LG증권에서 일하다 LG홈쇼핑 전략기획부문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2003년 말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해 지난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토대’ 허만정 창업주의 다섯 아들


한편, 럭키 ‘하이타이’로 공을 세웠던 故허만정 창업주의 4남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은 금성사 사장, 럭키 사장, 그룹 부회장, 럭키석유화학 회장 등을 거치다 95년 구본무 회장 취임과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허 명예회장은 윤봉식 여사와 2남2녀를 둬 현재 장남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차남 허연수씨는 GS칼텍스 사장을 맡고 있다.


故허만정 창업주의 5남 허완구 승산회장은 미국 페이퍼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돌아와 LG에서 잠깐 일을 했지만 1969년 ‘대왕육운’이라는 물류회사를 차려 일찌감치 독립했다.


허 회장은 시인 김광균씨의 딸 김영자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창업주의 6남인 허승효 조명전문업체 알토 회장은 경남고와 경희대를 졸업하고 형님회사인 정화금속 이사와 승산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뒤 85년 알토를 이끌었다.


7남의 허승표 피풀웍스 회장은 기업인 보다는 축구인으로 더 잘 알려졌으며 1974년 한국인 최초로 영국 프로축구 3부리그에서 뛰기도 했다.


허만정 창업주의 막내아들인 허승조 GS리테일 부회장은 서울고와 한양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1978년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후 2003년 GS리테일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하다 2008년 GS리테일 부회장에 올랐다. 태광산업 창업주 故이임룡의 장녀 이경훈여사와의 사이에서 2녀를 두고 있다.


최근 허명수 GS건설 부회장이 9000억원 적자 책임을 끌어안고 사내이사직 마저 내놓게 됐다. 그러나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내놓은 허 부회장 자리는 허태수 GS홈쇼핑 대표가 대신하게 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재계에서 다양하고 두터운 혼맥으로 눈길을 끌었던 GS그룹이 영업부진으로 인한 최대위기에 내몰렸다. 현재 전경련과 GS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창수 회장이 어떻게 이 위기를 이겨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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