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빠를 쏙 빼 닮았네’

엄경천 / 기사승인 : 2012-07-06 14: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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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 우리나라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등장하는 단골이 ‘출생의 비밀’이다. 자극적인 것과 시청률의 연관성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신사의 품격’에서 주인공들의 첫사랑과 그 아들이 등장하고 친부에 대한 얘기도 꺼낸다. 만약에 친부 본인이 모르는 아들이 갑자기 나타나서 DNA 검사 같은 과정을 통해서 양쪽이 같은 혈육임이 증명될 때 그 아들이 상속권이나 기타 무엇인가를 이어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까?


어머니(母)와 자녀(子)는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의하여 친자관계가 인정된다.


그러나, 가족법(민법)에서 아버지(父)와 자녀(子)는 법률상 친자관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비록 생물학적으로 부자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법적인 부자관계가 되지 못하면 가족법상 부자관계(친족)로서 권리와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생물학적인 모자관계라고 하더라도 부자관계처럼 인지(認知) 또는 이에 준하는 법적인 절차를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예외적인 상황이다.


법적으로 ‘모자관계’는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고, 그렇기 때문에 민법에는 굳이 모자관계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에 의하여 모자관계가 인정되면, 어머니의 법률상 남편(夫)이 아버지로 추정된다.


민법 제844조는 “처(妻)가 혼인중에 포태한 자(子)는 부(夫)의 자(子)로 추정한다.(제1항), 혼인성립의 날로부터 2백일 후 또는 혼인관계 종료의 날로부터 3백일 내에 출생한 자(子)는 혼인중에 포태한 것으로 추정한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즉, 사람의 임신기간이 보통 10개월이고 일찍 출산하는 경우를 포함하기 위하여 산모가 ‘혼인한 후 200일 후에 출생한 자녀’나 ‘혼인관계종료(이혼이나 사별) 후 300일 내에 출생한 자녀’는 산모가 혼인 중에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고, 산모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산모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게 된다.


어머니가 자녀를 출산할 당시 ‘혼인’ 관계에 있지 않은 경우, ‘생물학적인 아버지’가 ‘법적인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인지(認知)’라는 법적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가족관계 등록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인지신고’를 하거나(민법 제855조), 자녀나 자녀와 일정한 친족 관계가 있는 사람이 생물학적인 아버지를 상대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민법 제863조). ‘인지청구의 소’를 흔히 ‘강제인지’라고도 한다.


①산모가 혼인 중에 출생한 자녀(혼인중의 자)라서 산모 남편의 법률상 자녀로 추정되어 부자관계가 형성되거나 ②산모가 혼인하지 않거나 혼인이 해소된 후에 출생한 자녀(혼인외의 자)라면 인지라는 절차를 거쳐서 부자관계가 형성되게 된다.


법적인 부자관계가 형성되어야만 비로소 상속인이 될 수 있고 그 밖에 가족법상 부자관계로서 권리의무를 갖게 된다.


비록 DNA검사를 통하여 생물학적인 부자관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법적인 부자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면 상속권 등 부자관계에서 발생하는 가족법상 권리나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산부인과 병동에서 출산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 중에는 강박적으로 “아빠를 쏙 빼 닮았네”라는 덕담을 건네는 것을 볼 수 있다.


모자관계가 출산이라는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지만, 부자관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눈물겹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고 하면, 너무 삐딱한 태도일까?


법무법인 가족 / 변호사 엄경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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