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가 해외 주요 수출국의 평균보다 2배 가까 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기업 일부 품목에 편중된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신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우리나라의 수출 편중성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는 137.2를 기록했다.


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는 지난 2011년 102.6을 기록한 이후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지난 20여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 품목 집중도는 수출 품목 쏠림 현상의 심각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한국의 수출 품목 집중도는 홍콩을 제외한 10대 수출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들 국가의 평균치인 77.9보다 1.8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품목 집중도가 100을 넘은 나라는 한국(137.2), 중국(112.7), 일본(118.1) 등 주로 아시아 국가들이었다.


한경연 이태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수출 품목 집중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일부 주력 품목의 수출이 전체 수출실적에 미치는 여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수출 품목 집중도가 높은 이유는 반도체 기술우위를 꼽을 수 있으나, 다른 주력 제조업의 부진과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실패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 연구위원은 “최근 2년간 급등한 반도체 수출로 인해 수출구조 편중성이 더 커졌다”며 “1위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부진할 경우 우리나라가 받는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WSTS(World Semiconductor Trade Statistics)가 ‘2019 세계 반도체 시장 전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치를 점차 하향조정해 온 만큼 국내 수출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기준 WSTS는 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분야는 -14.2%로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그동안 한국은 메도리반도체 분야에서 전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었으며, 세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과 한국의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비슷한 양상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수출은 큰 폭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올해 1, 2월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격감한 사실을 볼 때 WSTS의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메모리반도체 성장률이 ‘-10%’일 경우 최대 20조원 이상의 생산 유발액 감소와 5만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손실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수출 품목 집중은 수출 감소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주력 수출 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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