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삼성전자의 정기 주주총회가 일주일여를 남겨둔 가운데, 예년과 달라진 상황 때문에 회사에서는 ‘비상 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액면분활로 인해서 주주 숫자가 3배 이상 증가했지만, 주가 좀처럼 약세를 면하지 못하면서 자칫 예상하지 못한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6일에 열린 이사회를 통해서 3월 20일 정기 주총 소집 안건을 의결하고, 수시로 관련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수원 본사 등에서 대책 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참석 대상자가 무려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주총 회장 공간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의 실질주주는 78만 8000명이다. 1년전 15만 8000명이었던 것에 비해서 5백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상장사 주주 수면에서 1년 사이에 순위가 6위에서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는 지난해 1월말 발표한 50대 1 비율의 주식 액면분할 때문이다. 액면분할 발표 이후 주가 상승을 기대한 소액주주들의 주식 매입이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3월말 당시 이미 주주 숫자가 20만명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해도 3배 이상인 셈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올해 주총을 잠실실내체육관 등 대형 행사장을 빌려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했었다. 하지만 일관성의 연속성, 교통편의 등을 감안해 지난해 같은 서초사옥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를 대신해 지난해 400여개였던 좌석 수를 2배 이상으로 늘리고 동시에 메인 주총장 옆에 마련된 주주 좌석에는 쌍방향 중계가 가능한 설비를 갖추고, 지난해 부족 사태를 겪었던 사은품을 넉넉하게 준비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해놨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액면분할에 따른 기대 효과를 거두기는커녕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점이다. 액면분할 직전인 지난해 4월 27일 5만 3000원이었던 주가는 올해 1월 4일 기준 3만 6,850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다시 회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종가는 4만 3800원으로, 액면분할 직전과 비교하면 무료 17.4%나 하락했다.

실제로도 IR 담당 부서에 주가 하락에 대한 강한 어조로 항의하는 주주들이 늘면서 이들이 주총장에서 회의 진행을 방해할 수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부 관계사의 노조 와해 의혹과 삼성전자서비스의 임단협 난항 등에 따른 노조원들의 시위, 반도체 백혈병 논란 등에 대한 시민단체의 시위 등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서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참석 인원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라면서 “이른바 ‘슈퍼주총데이’를 피해서 날짜를 잡는 등 주주 권익 제고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