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북한의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다소 실망스럽다고 답했다.

[스페셜경제=김수영 인턴기자] 지난달 베트남에서 열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시설 재조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을 갖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설 복구징후와 관련한 질문에 “조금 실망했다. 조금”(a little disappointed, a little bit)이라 답변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작년 7월부터 해체작업이 진행 중이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일부 구조물의 복구작업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 시작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 협상이 결렬된 직후 북한이 이를 협상 실패로 간주하고 미사일 발사장 복구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보도 당시에는 ‘사실이라면’ 실망스러울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이날은 아무 전제 없이 실망했다고 발언한 것이어서 향후 대북전략 변화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일단은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그러면서도 “대략 1년 뒤에는 알게 해 주겠다”(We'll let you know in about a year)라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만일 이번 북한의 움직임이 미사일 발사장 시설 복구조치인 것으로 최종 확인된다면 하노이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하노이 약속’과 배치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와 미사일 시험 중단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 또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며 “미국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시험발사를 영구적으로 중지한다는 확약도 문서 형태로 줄 용의를 밝혔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조야에서는 대북 강경론에 보다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중앙일보>의 한 현지 소식통은 7일 “행정부 뿐 아니라 의회까지 대북 강경모드로 돌아서는 분위기”라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의회 관계자들을 만났더니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자꾸 금강산과 개성공단 등 제재완화를 거론하는 의도가 뭐냐’고 물었다”면서 “그 중 일부는 ‘농담 아니냐’는 시니컬한 반응까지 보였다”고 전했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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