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신교근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된 직후 비핵화 대상으로 지목했던 ‘영변 외의 핵시설’을 두고 미국과 국내의 복수 매체들은 평양 옆 ‘강선발전소’라고 의혹을 제기한 것과는 다르게 영변 인근에 위치한 ‘분강 지구’라는 주장이 5일 제기됐다.


이날 <중앙일보>가 단독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대상으로 지목한 ‘영변 외의 핵시설’은 영변 인근의 위치한 ‘분강 지구’라는 지역에 있는 지하 고농축 우라늄(HEU) 시설이라고 회담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이 지난 4일 전했다고 밝혔다.


복수의 소식통은 해당 매체를 통해 “정상회담 이틀째(지난달 28일) 회담에서 북한 측이 영변 지구를 폐기하겠다고 하자 미국 측은 영변 이외에 추가 핵시설 한 곳을 추가로 지목했다”며 “이 한 곳이 분강 지구 핵시설로, 미국 측은 이를 비핵화 대상에 포함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1일 심야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영변 이외에 한 가지를 더 (비핵화)해야 한다고 끝까지 주장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이 ‘한 가지’ 역시 ‘분강 지구’라는 게 소식통들의 얘기다.


소식통은 “미 정보당국은 오랜 기간 북한의 핵 활동을 추적해 왔던 것으로 안다”며 “분강 지구는 기존 영변 핵 단지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고, 북한은 외부에서 탐지하는 것을 우려해 이곳 지하에 HEU(고농축 우라늄) 공장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문제의 ‘영변 외 핵시설’은 그간 언론에서 평양 인근의 강선발전소 핵시설이라는 관측이 팽배한 것과는 달리 소식통은 그간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시설이라고 말했다.


영변 핵시설과 분강 지구는 지리적으로 매우 인접해 있으나 분리돼 있다. 이를 두고 대북 전문가들은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로 한정했던 북한의 전략이 미국의 ‘영변 외 핵시설’까지 폐기하라는 요구까지 수용할 경우, 자신들의 전략이 흔들린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북한은 분강 지구를 제외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주장했으나, 미국은 분강까지 포함시켜, 양측 간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의부터 달랐다는 일각의 주장도 나온다.


다만 소식통은 분강 지구 내 지하 핵시설이 지상에 노출된 어느 건물과 연관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하며 “이 시설은 2010년 지그프리드 헤커(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박사에게 북한이 공개한 시설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헤커 박사가 확인한 HEU 시설보다 오래됐지만 지하에 있어 미국 당국의 확인이 늦어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분강 폐기를 요구한 것이 사실이라면, 청와대도 인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분강 지구에 있는 원심분리기 등 핵 관련 시설이 영변 핵 단지보다도 더 큰 규모라는 일각의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어, 향후 제3차 미북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분강을 포함한 ‘비핵화’ 선행 의제가 북한의 ‘진퇴양난’ 난제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