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시행일을 미루거나 노딜(No deal)을 배제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공식적 자리에서 메이 총리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연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26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오는 3월 12일 브렉시트 수정안에 대한 최종 표결을 하고, 부결될 경우 다음날 노딜 브렉시트 찬성 여부를 묻는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만약 이 수정안이 부결되면 14일 리스본조약 50조를 연장하고 오는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이행을 미루는 방안에 대해 표결할 방침이다.


메이 총리는 “영국은 하원의 명시적 동의가 있을 경우에만 3월 29일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떠날 것”이라고 말하며 다만 “분명히 하겠다. 나는 (리스본 조약) 50조가 연장되는 일을 원치 않는다. 우리의 절대적 초점은 합의안 마련과 3월 29일 (유럽연합을) 떠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어 “브렉시트 연기는 6월 말을 넘기지 않아야 하고 반드시 1회에 그쳐야 한다”고 말했다. 6월 말에는 유럽의회 선거가 진행된다.


그는 또 “(브렉시트 연기는) 노딜을 배제하지 못한다. 유일한 방법은 50조를 철회하거나 합의안에 동의하는 것이다. 나는 50조 철회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 표결에서 자신과 보수당이 어떤 결정을 할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다.


브렉시트 연기는 영국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닌 다른 유럽연합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 메이총리는 이에 대해서는 아직 유럽연합과 의논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영국 BBC는 이번 메이총리의 결정이 ‘중대한 전술적 퇴각’이라고 평가했다. 더 많은 시간을 벌기 위해 크게 양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15~20명의 내각 각료 장관들의 반발에 어떻게 대응할지는 불확실하다. 몇몇 장관들은 사임해서 13일 노딜 브렉시트 표결에 참여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들이 자유투표권을 행사하면 소수 하원의원들만 노딜을 지지할 공산이 높다.


가디언은 브렉시트 연장안이 보수당·야당 모두에게 상당한 지지를 받고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모든 투표가 부결되면 하원에서는 두 번째 브렉시트 국민투표나 50조 철회 등을 진행하려 하겠지만 ‘교착상태’에 빠질 수 있음을 지적했다.


한편, 이날 메이 총리의 결정으로 유럽 단일시장을 완전 탈퇴하는 ‘하드 브렉시트’가능성이 낮아지자 영국 파운드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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