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연간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명대’로 추락했다.


이로써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 중 합계출산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마카오·싱가포르 등이 1명 미만의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으나 이들은 도시국가라는 점에서 사실상 한국이 세계에서 유일한 ‘출산율 1명대 미만’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과 ‘출생·사망 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32만6900명으로, 1년 전 35만7800명보다 3만900명(-8.6%)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12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지난 2016년 4월부터 3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출생아 수가 저조한 원인에 대해 통계청은 출산하는 주 연령층인 30~34세 여성이 전년대비 5.0% 줄었고, 혼인 건수도 7년 연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인구구조적 측면보다는 미혼율이 늘어난 것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출생아 수와 관련이 높은 혼인 건수는 지난해 25만7700건으로, 2017년보다 2.6% 감소했다. 반면 30~34세 여성의 미혼율은 2000년 10.7%에서 2015년 37.5%로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7년 1.05명에서 지난해 0.98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1970년 출생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치로,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ECD 35개국 회원국 중에서도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현재 인구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 정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현 시점의 한국은 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통계청 김진 인구동향과장은 “여성 한 명의 평생 가임 기간이 15~49세인데, 그 기간 사이에 아이를 한 명도 낳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이런 출산율로는 앞으로 인구감소 속도가 굉장히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출산율은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특히 주 출산연령으로 분류되는 20대 후반과 30대 초반 여성의 1000명당 출산율은 각각 41명과 91.4명으로, 전년보다 14%, 6%씩 감소했다.


지해에는 30대에 이어 두 번째로 출산을 많이 하는 20대 후반의 출산율이 처음으로 30대 후반보다 낮아졌다. 평균 출산 연령은 32.8세로 1년 전보다 0.2세 올랐다.


김진 과장은 “출산율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20대 후반 여성 인구가 주 출산 연령으로 이동한 후의 상황은 지켜봐야겠지만, 혼인율이 줄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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