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두산건설에 대한 두산중공업의 지원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아니냐’는 그룹 안팎의 우려 시선이 가득한 가운데, 두산중공업이 “더 이상의 추가 지원은 없다”면서 선을 그었다.


27일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최형희 대표(부사장)가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 이처럼 밝혔다. 최근 두산중공업이 6084억원의 유상증자를 하면서 두산건설에 3000억원을 지원하자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앞으로 두산건설에 돈이 더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불만들이 돌았다.


이에 최 대표가 직접 나서 더 이상의 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사실 이처럼 임직원들이 추가 지원을 걱정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두산건설이 두산중공업을 비롯한 두산그룹 계열사에게 수혈받은 금액이 지난 2011년 이후 1조 4900억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의 경기악화는 고양시 일산서구에 지은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일단위브더제니스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난 것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두산건설은 지난해 당기순손실만 5518억원을 냈으며, 지분법에 따라서 이를 주식평가손실로 반영한 두산중공업 역시도 지난해 42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심지어 이번 증자에 그룹 지주사인 ㈜두산도 1500억원 이상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유상증자를 두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상장사의 신주 발행물량 가운데 20%는 임직원이 참여한 우리사주조합에서 우선 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우리사주조합은 지난 1995년 만들어졌지만, 그동안 보유 주식이 없어서 처음에 배정받게 됐다.


이 때문에 폐쇄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블라인드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친환경 에너지정책 기조에 따라서 성과를 내기 힘들어 주가가 줄곧 하락하고 실적도 부진한데 어떻게 우리사주를 살 수 있겠냐”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두산중공업이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서, 자회사 지원까지 함으로서 그룹 내 부담이 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두산중공업이 수차례 두산건설에 대한 지원에 나섰지만 실질적인 재무 상황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외부는 물론 내부에서도 두산중공업을 돕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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