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회담 비판론 극복할 수 있나
사실상 양국이 동의한 ‘단계적 비핵화’…어떤 수준까지 합의할지가 쟁점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선언 여부 역시 관건

북한 노동신문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 실무대표단의 보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7~28일까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스페셜경제=김수영 인턴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돌입한다.


전날 나란히 하노이에 입성한 두 정상은 이날 저녁 하노이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짧은 환담과 더불어 만찬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은 두 정상 외에 측근 2명만이 포함된 소수만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8일로 예정된 본격 회담에 앞서 협상과 관련한 문제를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사전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일 만찬이 이번 북미회담의 진행 방향을 가를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해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성사된 1차 북미정상회담은 양국 정상이 70여년의 갈등을 뒤로한 채 이루어진 역사적인 만남으로, 만남 그 자체에 역사적 의의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기도 했지만 다소 추상적이고 표면적인 결과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는 1차 회담에서 합의했던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의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미국의 상응조치 등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1차 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모든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과 검증, 영변 핵시설 폐기, 완전한 핵폐기를 위한 로드맵,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평화선언), 평화체제 구축논의 개시, 제재 완화 등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치열한 ‘밀당’을 벌여왔다.


핵 폐기라는 선결문제가 처리되지 않고서는 평화체제 구축이나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등 구체적 협상을 벌인다 해도 1차 북미회담과 별반 차이 없는 결과가 될 수 있기에 가장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과제는 ‘비핵화 대한 합의’이다.


다행히 양국은 지속적인 ‘밀당’을 통해 비핵화의 ‘단계적 접근’에 사실상 합의하며 오늘이 있기까지의 발판을 마련했다.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가장 큰 논제가 될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그 첫 단추를 어떤 방식으로 꿸지, 어떤 수준까지 합의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역시 초유의 관심사다.


단계적 비핵화에 양국이 사실상 동의한 만큼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이나 연락사무소 개설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남북 경협에 대한 적극적 허용이나 종전선언(평화선언)까지도 바라봄직 하다는 전망 역시 나오고 있다.


현재 외교가들 사이에서는 상응조치 가운데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이 가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비핵화 조치에는 모든 WMD(대량살상무기, 핵·생화학무기 등)와 미사일프로그램 동결 수준 정도의 합의가 있을 것이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반대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1차 북미회담 당시 ‘구체적인 성과의 부재’에 대한 질타가 있었던 만큼, 미국으로서는 동결 수준에 더해 핵시설의 폐기까지 받아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두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정의를 합의문에 담을지도 관건이다.


지난해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 의사가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해외 언론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자 김 위원장은 자신이 말하는 완전한 비핵화가 세계가 말하는 비핵화와 같은 수준이라 밝힌 바 있다.


가장 큰 논제인 비핵화와 평화라는 단어의 중압감을 생각할 때, 이번 북미협상에서는 70년간 악화일로의 길을 달려온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갈 것인지, 현재 북한의 핵 역량강화를 막는 선에서 ‘타협’할지의 여부가 협상의 주요 안건으로 오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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