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여름 111년만의 역대급 ‘폭염’이 덮치면서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전력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정용으로 사용한 전기는 총 7만2895GWh(기가와트시)로, 전년 6만8544GWh보다 6.3%(4351GWh) 증가했다.


이는 1993년 전력통계를 집계한 이래 25년 만의 최고치이며, 한해 가전용 전기 사용량이 7만GWh를 넘은 것도 처음이다.


가정용을 포함한 지난 1년 동안 국내에서 사용된 전기 총량은 2017년보다 3.6% 늘어난 52만6149GWh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최고치 경신은 지난해 여름 극심한 폭염으로 에어컨 등 냉방기 가동이 증가했고, 당시 전기 누진세 완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상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일 서울은 39.6도로, 1907년 기상관측 개시 이래 111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4일로 평년 9.8일의 3배 이상이었고 1973년 이후 최다였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전기 사용량은 전년 같은 달 보다 23.3% 늘어난 8851GWh로, 가정용 전기 월별 사용량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월별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대체로 전년보다 1~6% 높은 500만~600만GWh를 유지했고, 8월에는 전년보다 23.3% 크게 늘었다.


정부는 폭염으로 전기사용량이 크게 늘은 7~8월 동안 ‘폭염에 다른 전기요금 지원책’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세 1·2단계 상한선을 100kWh씩 완화했다. 이 또한 가정용 전기 사용량 증가에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누진세 완화 추진…“전기 사용량 계속 증가할 것”


이같은 가정용 전기 사용량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와 한국전력이 전기요금 누진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오는 3월까지 주택용 누진제 완화를 포함한 전기요금 개편안을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적으로 1인당 전기 과소비 국가로 꼽힌다는 점에서 전기 사용량을 줄일 추가 방안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들의 1인당 평균 전기 사용량은 848kWh(킬로와트시)다.


한국의 1인당 평균 전기사용량은 아이슬란드(53천913kWh), 미국(1만2825kWh)에 이어 3번째로 높은 1만618kWh다.


다만, 아이슬란드 인구가 34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1인당 전기사용량은 실질적으로 미국에 이어 2위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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