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회계(K-ICS) 세부 기준에 따라 추가 자본 확충 여부 결정


[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합병을 앞두고 감독회계(K-ICS)의 세부 기준에 따라 합병 시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 자본 확충이 필요하고 두 회사의 자산 규모가 엄청나게 차이나기 때문에 합병 시기가 늦춰진다는 것이다. 또 양사는 합병 이후 양사의 경쟁력이 ‘하향 평준화’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독자적인 법인 형태로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한금융지주는 내년 상반기에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 작업을 착수할 방침이다. 잔여지분 인수는 현금매입과 소규모 주식교환으로 진행되며, 이때 소요되는 비용은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두 보험사 노조의 성격이 다른 만큼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시기 조절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자본 건전성이 좋은 오렌지라이프 덕분에 신한생명 자본 확충 비용을 줄여 2020년 새 회계제도(IFRS17)와 K-ICS 도입 이전에 합병이 마무리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자칫 급하게 합병을 진행하다 합병이 이후 양사의 경쟁력이 하향평준화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렌지라이프의 자산 듀레이션은 업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생명보험사 중 유일하게 부채 잔존만기 30년에 듀레이션 갭 2년 미만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작년 3분기 오렌지라이프의 부채 듀레이션이 12년, 자산 듀레이션은 10.1년으로 나타남에 따라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은 2년이내로 나타났다. 자산·부채 듀레이션은 향후 유동성 리스크를 결정짓는 핵심 지표로, 이 갭은 제로(0)에 가까울수록 건전하다. 참고로 같은 기간 업계 1위 상명생명의 듀레이션 갭은 -0.69년, 업계 2위 산화생명은 0.1년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부채 듀레이션을 최장 25년으로 적용한 상태이기 때문에, 두 회사의 부채 듀레이션은 최장 4~5년까지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신한생명은 자산듀레이션이 건실한 오렌지라이프와는 다른 궤도를 걷고 있다. 신한생명은 지난 2017년 잔존만기 20년에 듀레이션 갭 0.36년이었다. 이번해 말 듀레이션 한도를 30년으로 의무 적용하면 듀레이션 갭 확대는 피할 수 없다.


감독회계 기준의 세부지침이 정해지지 않은 것도 또 다른 변수다. 감독회계 세부 기준에 따라 신한생명이 확보해야 하는 추가 자본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본 확충 규모가 상당하면 오렌지라이프와 합병 시기를 앞당겨 자본 부담을 완화하겠지만, 추가 자본 규모가 적으면 원만한 합병을 위해 시기를 미룰 수 있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작년 실시했던 계량영향평가(QIS)결과에 따라 지난해보다 자본확충 부담을 줄일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부안 확정에 따라 자본 확충 부담이 줄어들면 합병 시기는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된다.


(사진제공=게티이미지뱅크, 각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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