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인건비 상승,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중국 소재 기업은 다른 국가에 진출한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실적 전망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몇 년 새 계속되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조치가 해제되는가 했더니, 최근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중국 시장 환경이 나빠지면서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 125개 코트라 무역관을 통해 1만2500여개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해외진출기업 실태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매출실적 조사에 응답한 현지법인 2513곳 중 81%는 매출실적이 증가 또는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실적이 증가할 것이라는 의견은 46%, 유지는 36%, 감소는 18%로 집계됐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베트남·미국·일본 등에 진출한 법인 중 각각 59%, 56%, 51%는 매출액 증가를 예상했다.


반면 중국에 진출한 법인 중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고 답변한 곳은 전체 3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시장환경이 상대적으로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현지 시장환경 변화 등의 사유로 사업장 축소·철수·이전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중국에 위치한 법인이 34%로 가장 많았다.


다른 국가로 이전을 고려하는 법인은 36개사로 대부분 현재 진출지역과 인접한 국가를 우선 고려했다. 일부(7곳)는 한국으로의 이전도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지법인 애로사항은 공통적으로 인력채용, 경쟁심화 등 노무·영업 분야가 가장 많았다.


그 중에서도 중국의 경우 임금상승과 인력채용의 어려움, 가격·품질경쟁 심화에 따른 애로를 느낀다는 답변의 비중이 다른 국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상대인 현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생산비용도 상승하면서 경영 여건이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불거진 미중 무역분쟁도 기업이 체감하는 불확실성을 늘리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미국에 진출한 법인 중 일부는 미중 무역분쟁 영향에 대한 정보 부족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중국의 대체시장으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베트남의 경우는 임금상승 뿐 아니라 현지인의 높은 이직률에 따른 애로사항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통관절차와 관련된 불편함이 다른 국가보다 많았다.


신흥투자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독립국가연합(CIS)과 인도 등은 법률·조세·생산 인프라 미비에 따른 애로가 많았다. 복잡한 통관절차와 불분명한 관세부과 기준 등 통관절차 애로도 다수 제기됐다.


산업부 이호준 투자정책관은 “현지법인 애로 해소를 위해 전 세계 주요국에 위치한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와 코트라 무역관의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진출기업 중 다른 국가로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의 경우는 최근 개편한 유턴 지원 제도를 통해 국내로의 유턴을 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