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봉주 인턴기자]주택담보대출 상품 가운데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가 넓혀지면서 고객들은 고정금리로 대거 움직이고 있다. 최소 5년 동안은 금리가 오를 위험이 없고 이자 부담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반면, 변동금리의 금리가 상승하면서 올해 하반기 신규 코픽스 지수의 효과도 줄어들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금주부터 혼합금리형(5년고정) 대출 상품의 금리를 전주보다 0.05%포인트 낮춰 연2.81~4.31%로 정했다. 국민은행은 이 대출금리의 기준인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자 이를 반영해 금리를 책정했다. 반면 잔액기준 코피스 큼리는 3.38~4.88로 종전 대비 0.02%포인트 올렸다. 현재 고정형과 변동형 금리 차이는 최저금리 기준 0.57%포인트로, 변동형보다 고정형 금리가 훨씬 유리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뿐 아니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등의 주요 시중은행에도 비슷한 광경이 펼쳐졌다.


일반적으로 은행 고정금리는 변동금리에 비해 조금 더 높다. 변동형은 단기물과 연동, 고정형은 5년짜리 은행채가 기준인데, 채권 만기가 길면 금리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기물 금리는 높아지고 장기물 금리는 떨어진 ‘고정금리-변동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고객들이 변동금리 대신 대출이자가 낮아진 고정금리 상품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측되는 것이다. 은행권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 기준 지난해 1월 고정금리 비중은 28.8%였으나 지난해 말에는 35.2%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42.8%에서 38.4%로 떨어졌다.


은행 관계자들은 고정금리 선호 현상이 당분간 굳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은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보다 유리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전환해 단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는 덜었지만 세계 경기 불확실성과 장기금리 하락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다음해부터는 국내에서 시행되는 예대율 규제 강화를 준비하기 위해 수신 경쟁이 벌어진다면 은행 조달금리가 상승해 그에 따른 코픽스를 포함한 변동대출 금리가 높아진다.


한편, 은행권은 고정금리 선호 현상을 반기는 입장이다. 하반기 도입되는 신코픽스 지수 기반의 변동대출 파급효과를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잔액 코픽스 금리 산출시 요구불 예금 등을 포함하게 해 소비자들의 금리부담을 현재보다 0.27%포인트 줄이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직접 금리 인하 효과는 1000억원이고, 고금리 대출을 받은 가계가 새 코픽스 기반 대출로 옮기는 등의 간접 효과를 반영하면 1조원 규모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같은 자금조달 비용 대비 은행의 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 코픽스 금리 도입으로 은행 수익성이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했지만,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지면서 은행에 큰 손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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