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지난 8일 오전 서울대 오세정 신임 총장의 취임식이 문화관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문화관 건물 앞에 서울대 기계·전기를 관리하는 근로자 3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민노총 소속으로 지난 7일부터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서울대 중앙도서관, 행정관, 공과대학 기계실을 점검하고 건물의 난방을 중단했다.


이날 이들은 추가로 법학관, 공학관 등 20여개 건물의 난방 장치를 가동하지 않았으며, 취임식장으로 향하는 오 초장을 향해 ‘총장님 취임식은 봐 준다, 더 이상 양보는 없다’는 피켓을 들었다.


이번 파업에 나선 이들은 서울대 법인 소속 무기계약직 직원들이다. 원래는 용역회사 소속 비정규직 직원이었지만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서 지난해 2월 서울대 법인 소속 직원으로 전환됐다.


노조는 시설 관리 직원은 성과급·상여금·명절휴가비가 지급되지 않고, 복지 포인트 역시도 행정이나 사무직원의 30% 수준이라는 점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했다. 즉, 기존의 서울대 행정, 사무직 직원들과 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는 것이 요지다. 이들은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건물 난방 가동 중단 등 무기한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서 서울대 건물 곳곳에는 ‘난방 운영이 중단됐으니 파업 종료 때가지 양해해달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따르면 평소 25도 내외로 유지되는 도서관 실내 온도는 노조의 난방 중단에 따라서 8일 16~17도로 떨어졌다.


아직 개강을 하기 전이지만 대학원생 등 학교에 남아 공부를 사람이 적지 않고 이달에는 변리사 공인 회계 1차 시험이, 다음 달에는 행정고시 1차 시험이 예정돼 있어 최근까지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진행하면서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의 숫자도 현저히 적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난방 중단에 대한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지만 노조 측은 “난방을 강제로 끈 것이 아니라 파업에 따라 업무를 중단했을 뿐”이라며 “대학 측이 성실히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경우 전기 공급 중단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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